그냥

주말 당직을 서고 있다

얼마 되지 않은 것 같은데 또 주말당직이다. 뭐 나도 잘은 모르지만 한 달이 되었다는 뜻이겠지. 아무튼 당직은 싫다. 특히 주말 당직은 더 싫다.

전공의가 끝나고 얼마 지나지 않았던 시기에는 당직이 있으면 ‘아 당직이 있구나’ 정도로 끝났지만, 지금은 ‘아 당직이 너무 싫어 죽겠다 ㅠㅠ’ 정도로 싫다. 그저… 당직이 없었으면 좋겠다는 생각 뿐이다.
하지만 앞으로 10년은 당직이 있겠지. 아니… 어쩌면 의사 생활이 끝날 때까지 당직이 있을지도 모르겠다. 솔직히 지긋지긋하다는 생각이 든다. 그래도… 돈을 벌어야 하니 꾸욱 참고 당직을 서고 있는 기분이다.

하아.. 어쨌든 당직이 싫다.
2월달 부터는 전문간호사 수가 줄어서 월/수/토요일만 당직을 서지만, 그래도 싫다. 그냥 다 싫다.

…그나저나 한동안 블로그에 글을 안 썼더니 무슨 말을 해야할 지 잘 모르겠다.
그냥 그 동안 여러가지 일이 있었고 재미있는 일이나 즐거운 일도 많았는데 너무 글을 쓰지 않은 것 같다. 앞으로는 좀 더 열심히 글을 써야지.

출근했다

이유없이 피곤하다

4일간 쉬어서 그런가? 모처럼 출근하니 심하게 피곤했다. 어제 늦게 잔 것도 아니고 잠이 안와서 약을 세게 먹은 것도 아닌데 아침에 여간 노곤한 것이 아니었다. 그래도 9시 되어서 외래를 보기 시작하니 좀 나은 것 같기는 한데 그래도 노곤한 느낌은 똑같다.
오후에 수술이 하나 있으니까 그 때 되면 좀 나아지겠지. 언제나 수술을 하기 싫어 발버둥 치지만 그래도 수술하고 나면 기운이 좀 나는게 신기하다.

나의 블로그 친구분들께서 내가 요즘 어떻게 지냈는지 궁금해 하실 것 같아서 몇 자 적어보려고 한다. 사실 별로 궁금해 하지 않는다는 것은 알고 있다. ^_^ 내가 하고 싶어서 말하는 거지.
약 두 달동안 특별히 달라진 것은 없었다. 그저 앞으로 무얼 먹고 사나 좀 고민을 했고, 나름대로 방향은 정했다는 정도와, 집 구입이 끝이 났다는 점, 그리고 그와함께 대출인생이 시작되었다는 점 정도가 다를 것이다.

지금 딱 만 40이다. 흔히 말하는 생애 전환기에 들어선 것이고 이런저런 고민이 많았던 것도 사실이다. 내가 일하는 분야가 화상인데, 아직 뭐가 정답인지 완벽하게 정해지지도 않았고 나보다 훨씬 경험이 많은 스승 같은 사람이 있는 것도 아니라 혼자서 좌충우돌 하는게 힘들기도 했다. 뭐 이제 간신히 어느정도 자리를 잡은 것 같지만 그래도 한참 부족하다는 생각이 있는데다 제일 문제는, 이게 계절 장사라는 점이었다.
여름 내내 아무 할 일 없이 손가락만 빨다가 가을, 겨울 되어야 간신히 환자가 오기 시작하니 여름동안은 불안한 마음을 항상 가지고 있는 것도 사실이었다.

뭐 대단한 앞날을 계획한 것은 아니다. 그저 세 가지 문제를 좀 더 신경써 보기로 했다.

  • SQL공부와 SQL개발자 시험
  • 보건통계 공부
  • 계속 논문 쓰기

SQL은 연구자료를 저장하고 있는 곳이 미니서버의 데이타베이스라서 계속 조금씩 쓰던 것이다. 근데 구조적으로 배운 적이 없어서 이번에 책을 샀고 트위터의 어떤 분이 그러시길 SQL개발자는 쉽게 딸 수 있는 자격증이라고 해서 한번 해보려고 하는 것 뿐이다. 뭐 개인적으로 이런 IT분야의 것들을 공부하는 것을 좋아해서 그런 것도 있지만, 나이도 있으니까 어느정도 남들에게 보일만한 자격증이 하나 갖고 싶은 것도 사실인 것 같다.

보건통계 공부와 논문 쓰기는.. 사실 같은 거다. 혼자서 논문을 써야 하니 보건통계에 대해 어느정도 알아야 하고, 그걸 어느정도 수준으로는 다루는 것이 필요해서 그렇다.
논문… 하아.. 쓰기는 싫지만 공부를 한다는 의미에서 계속 쓰려는 것 뿐이다. 그래도 논문을 쓰는 동안에는 어떤 분야든지 조금씩은 공부가 되기 때문이다.

뭐, 여기까지다. 별다른 것은 없는 삶이다. 그저 하루하루 어떻게든지 직장생활을 유지하려고 하는 것 뿐이지. 누구 말마따나 아무일도 하지 않아도 계속 돈이 들어오는 삶을 살면 참 좋겠지만 그런 일은 우리사회의 극히 일부만 가능한 것이라 난 죽을때까지 일할 수밖에 없다.
가끔은 조금 슬프다. 하루종일 팡팡 놀며 살면 좋겠는데 그러질 못하니 말이다.
지금 가지고 있는 수익도, 사회적 신분도 모두 내 직장에서 나오는 것이고, 일은 그만두는 시점에 모두 사라져버릴 것이 확실하니 절대 일을 놓지 못할 것 같다. 아마 죽을때까지 계속 이 생각을 하지 않을까 싶다.

자유롭고 싶지만… 역시 자유는 돈이 필요하다.

일하기 진짜 싫다

월요일이라 그런가

생각해보면 매주 하루씩 휴일이 있었다. 12월 크리스마스도 그렇고, 1월 1일도 그렇고. 그러다 이번주 들어오니까 휴일이 사라졌다. 앞으로 설날이 될 때까지 휴일은 없겠지.
아침에 농담반 진담반으로 일하기 싫다고 SNS에 글을 적었는데 월요일이라서 그런가 진짜 일하기 싫은 기분이다. 영어로 번역된 논문 수정본도 미국판 위키배움터에 올려야 하는데 손가락 하나 까딱하기 싫은 기분이다. 물론 시간 좀 지나면 울며 문서작업을 시작하겠지만 아무튼 지금은 그렇다.

사람중에 일하는 것을 좋아하는 사람도 있다고 하지만 난 그 계열에 속하지는 않는 것 같다. 반대로 일하기를 싫어하지만 일을 안하면 못견뎌 하는 것 같다.  초/중/고/대학생까지 쉬지않고 무언가를 하고 있었고, 이런 과정이 내면화되어 지금의 내가 만들어진 것이겠지. 가만 두면 계속 일을 만들어 일하는 인간 말이다. 어찌보면 현대 사회가 원하는 인간상이 된 것 같기도 해서 씁쓸하기는 하지만 아무것도 하지 않고 있는 것을 더 힘들어하기 때문에 그냥 일을 할 수밖에 없다. 심지어 아침 컨퍼런스 이후에는 올해부터 새로 시작할 연구 디자인을 혼자 하기까지 했다. 하기 싫다고 매번 징징거리면서도 계속 일을 만들어 내는 것을 보면 놀랍기도 하다.

아내는 ‘돈 많이 벌어서 당신이 일 안할수 있게 되면 좋겠다’고 했지만, 난 일을 안하면 죽을지도 모른다는 생각, 아니 일 안하는 인간이 살아있을 필요가 있나 하는 생각을 하는 동물이다. 진심으로 고맙게 생각하지만 그와는 반대로 내 일이 사라질까 두렵기도 하고.. 아무튼 그렇다. 국가가 내려주는 교육의 힘으로 말 그대로 국가가 원하는 형태의 인간이 되어버렸다.

이제는.. 바뀔 방법이 있는지도 잘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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