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쪽 면사포 성운 – 중간 결과물

Western Veil nebula, NGC 6960

H alpha 이미지
600sec. 노출 10장
위 사진은 전처리(Pre-processing)만 거친 사진입니다
이후 LRGB 촬영을 추가해야 결과물이 나옵니다
쉽게말해 임시 결과물의 일부입니다 ㅋ

5월 29일과 5월 30일은 반달이 떠 있는 기간입니다. 보통 심우주 천체를 촬영하시는 분들은 그믐때만 가기 때문에 좋은 기간은 아닙니다. 반달과 달이 거의 없을때의 차이가 어느정도냐 하면, 반달만 떠도 한밤중에 그림자가 생깁니다.
달은.. 생각보다 무지 밝거든요. 대부분 도시의 조명 아래에 지내시기 때문에 잘 못 느끼지만 인공조명이 없는 지역에 가면 “달이 이렇게 밝았어?!” 하고 놀란답니다.

으음.. 솔직히 한풀이였습니다. 5월 23/24일이 월래 그믐이었는데, 그때 날씨가 너무 안좋았습니다. 구름이 전 국토를 꽉 매우고 있었고 새벽마다 비가 왔답니다. 28일간 기다렸는데, 다음 28일까지 아무것도 할 수 없다는 사실이 너무 슬퍼 반달이 뜨더라도 일단 나가보다는 생각으로 나왔답니다.

촬영은… 생각보다 잘 풀리지 않았습니다. 5월 29일 금요일밤부터 말씀드릴께요.
첫날에는 장비의 설치와 세팅에 아무 문제가 없었습니다. 이제는 익숙해져서 중간에 빼먹는 것도 없었고 잘 설치를 했지요. 몇 차례 대상을 확인하고 화면의 구도를 확인한 후 H-alpha 프레임을 찍기 시작했고, 10분 노출에는 괜찮았는데 이상한 현상이 13분 노출에 나타났습니다. 서쪽 베일 성운의 경우 시그너스 52번 별(52 Cyg)이 매우 밝은데 그 별 주위로 뿌연 빛의 구름 같은 것이 생겼습니다. 촬영도중 은하수 촬영자분들의 차가 들어오면서 백마고지에 상당한 안개가 낀 것을 확인했기에 그런가보다 했는데 아무래도 평소와는 다른, 뼈아픈 무엇인가가 떠올랐습니다.

사진을 보시면 우측 사진에서 가운데 검은 동그라미가 보입니다

느낌이 싸해서 플랫 프레임을 찍어보았고 그 이유를 알았습니다. 카메라 센서 윈도우(센서를 덮고 있는 유리면)에 얼음이 언 것 같았습니다. 습도가 92%나 되는 날이었기 때문에 충분히 가능하다고 느꼈고, 몇 차례 카메라의 냉각을 껐다 켰다하며 해결을 시도했지만 실패했습니다. 결국, 이 날 찍은 모든 사진(제일 첫 노출에도 이미 성애가 생겼더군요)을 모두 버리게 되었습니다.

카메라의 센서면에 동심원의 동그라미가 결로현상입니다

장비를 해체하며 찍은 사진입니다. 센서 윈도우를 잘 보시면 뿌연 동심원이 여러개 생긴것을 알 수 있습니다. CMOS 센서를 영하 20도로 맞추고 촬영하다보니 이 센서 윈도우에 결로현상이 발생한 것입니다. 음… 한겨울에는 아예 얼음이 어는데 이번에는 결로현상만 생겼네요.

집에 돌아와 카메라 구입시 받은 흡습제(실리카겔 봉)를 열심히 구워 카메라를 몇 시간 건조시켰습니다.

그리고 5월 30일. 다시 나갔습니다. 낮에 위성사진을 보니 한반도가 깨끗한 상태였고 어제 망친 것이 생각나서 도저히 가만 있을 수 없더군요. 그래서 아내님께 허락을 받아 다시 나갔습니다.
촬영지에 도착후 장비를 세팅하며 바로 흡습제를 카메라에 설치했습니다. 이미 내부를 바짝 말린 상태였지만 혹시라도 있을지 모를 습기까지 모조리 제거하려는 심산이었지요.

이런 식으로 끼웁니다
저 금속 봉 안에 실리카겔이 잔뜩 들어있습니다

…이게 웬걸. 장비 시동을 걸고 정렬하고 초점 맞추는 동안에는 몰랐는데 다시 H-alpha로 촬영해 보니 첫 장부터 결로현상으로 인한 왜곡이 보였습니다.
“이럴 수는 없어!” 하며 온도조절을 시도해보았고, 그래도 안되어 조심히 카메라를 분리해 보았습니다.
…또 결로가 생겨 있더군요. ㅠㅠ
그래도 이번에는 전날 두루별님에게 들은 이야기와, 토요일 낮에 다른 SNS 천체사진 찍는 분에게 들은 얘기가 생각나 결로를 닦아낸 후(!!) 가이드 카메라의 열선밴드를 분리해 카메라와 필터휠 사이의 연결부에 우겨넣었습니다. 그리고 약 20분을 기다렸습니다.
날씨가 너무 더운데다 열선까지 있으니 센서 냉각이 제대로 되지 않을까 걱정했지만 영하 20도까지 큰 무리없이 내려갔습니다. 그리고 촬영을 다시 해보니 결로가 사라졌습니다!
촬영을 성공적으로 마쳤고, 집에 돌아와 확인해 보니 금요일/토요일 이틀간 총 21장을 600초 노출로 촬영했고 그 중 단 열 장만 살아남았습니다. ㅠㅠ
뭐, 그래도 1) 문제점을 찾았고 2) 해결방법을 알아 냈으니 다행이라고 생각합니다.

시그너스 루프(Cygnus Loop)

시그너스 루프
출처 : 위키백과

약 5,000년에서 8,000년전에 태양보다 12~15배 큰 질량을 가진 초신성이 하나 폭발했다고 합니다. 그리고 그 폭발의 잔해물에 의해 만들어진 것이 이 시그너스 루프입니다. UV-C와 엑스선으로 촬영하면 전체 형상은 위와 같다고 하며, 저는 이 중에 우측의 NGC 6960 서쪽 면사포 성운의 일부를 촬영한 것입니다.
초점거리 350mm의 제 경통에서는 전체 루프가 다 나올 줄 알았는데 (스텔라리움에서는 된다고 나왔거든요) 실제로는 절반도 제대로 나오지 않았습니다. 생각보다 매우 가까운 거리(2400 광년이?!)에 있었던 별이었는지 엄청나게 큰 천체였습니다.

두루별님을 만나다

사실 금요일 밤은 아수라장이었습니다. 제가 9시 30분 즈음(천문박명 직전)에 백마고지에 도착했는데, 이후 끝임없이 은하수 촬영을 하려는 분들이 오셨습니다. 거의 30분 간격으로 전조등을 환하게 켠 차들이 들어왔고, 사람들이 주차장 여기저기에 흩어져 있어 들어오는 차들도 쉽게 이동을 못하고 거북이처럼 느릿느릿 그리고 주차장을 환하게 밝히며 들어왔습니다. 쉽게 말해 ‘안 좋은 날’이었답니다. 어차피 저야 반달이 떠 있는 기간이니까 H-alpha 촬영만 하겠다고 생각했으니 큰 피해를 입지는 않았지만 은하수 촬영을 위해 모이신 DSLR 사용자 분들은 사진을 엄청 날렸을 것 같습니다.

아무튼, 세번째 였나? 차가 한대 들어왔는데 한참 딴 짓을 하다 보니 제 팔뚝보다 큰 하얀 망원경 경통이 보였습니다. 엇! 다카하시 같은데?! 백마고지는 저 이외엔 서울대 천문동호회에서 오시는 분들하고 돕소니안으로 안시관측 하는 분 밖에 천체관측 하시는 분들이 오지 않아서 의아하게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아 두루별님일지 모르겠다!’ 하고 생각했지요. 블로그에서 엄청 자주 보던 다카하시 굴절 경통이었고 두루별님이 전에 오셨던 적도 있었던 터라 매번 촬영지를 갈 때마다 ‘혹시 만나뵐 수 있지 않을까?’ 하고 생각했거든요.
그런데 제 성격이 성격인지라… 촬영 걸어놓고 잠시 두루별님 망원경 근처에 갔다가 혼자 쭈삣쭈삣 거린 후 그냥 화장실 다녀왔습니다. ㅡㅡ;;; 어두워서 잘은 안 보이지만 뭔가를 하시는 것도 같아서….라고 말하고 싶지만 그냥 부끄러워서요. ㅋ
그리고 한 시간 정도 있었나? 두루별 님이 먼저 말을 걸어 주셨습니다. ^^:

음… 저에게는 매우 고마운 분입니다. 제가 천체사진 찍으며 가장 힘들었던 시기에 도움을 주셨거든요. 정말 우연히 제 블로그에 들어오셔서 글을 남겨 주셨다고 했는데, 당시 저는 “아… 난 안되나 보다. 엄청난 지출을 한 취미지만 포기해야 할 지도 모르겠어. ㅠㅠ” 하며 좌절하고 있었답니다. 천체관측/천체사진 동호회에도 들어가 있었지만 완전히 잘못 들어가서 처음 들어간 곳은 이미 괴멸 상태였고, 다음에 들어간 곳은 1인 동호회였습니다. 아무에게도 도움을 받을 수 없는 상황이었지요. 그래서 다 그만두기 전에 댓글 남겨주신 분에게 메일이라도 보내보고 도움을 받아보자. 그래도 안되면 그만해야지 하며 이것저것 질문을 드린게 시작이었습니다.
이후 몇 차례 메일을 주고받고, 남겨주신 댓글을 보며 도움을 받았고 그 덕분에 아직까지 별 사진을 찍을 수 있게 되었지요. ^^
두루별 님은 별 일 아니라고 하셨지만 아마 그때 도와주지 않으셨다면 장비비 수백만원 날리고 천장만 보고 있었을 겁니다.

음… 말로만 듣던 ASIair라는 장비도 처음 보았답니다. 손바닥 절반만한 장비인데, 경통에 부착한 후 Wifi로 스마트기기와 연결하면 망원경 작동과 촬영을 한방에 끝낼 수 있더군요. 그리고 ‘무게추가 필요없다’는 적도의도 구경하구요. ㅎㅎ

제가.. 촬영이 꼬여버려 일찍 철수를 했지만 다음에도 또 만나뵐 수 있으면 좋겠어요. ㅎㅎ

그리고 기타… (개선사항)

우선, APT는 못 쓰는 것으로 결론 내렸습니다. 둘째날 밤에 시간이 있어서 APT로 촬영을 시도했는데 우선 플레이트 솔빙에 반드시 필요한 PointCraft기능을 쓰면 이상하게 촬영 데이타가 엉망이 되어버렸습니다. ASCOM 드라이버 오류인 것 같은데 정확하게는 모르겠고요, 아무튼 플레이트 솔빙도 제대로 안되고 사진도 잡음만 가득 찍힌 결과물이 나왔습니다.
으음… APT가 제대로 안되니 전자식 필터휠(Motorized Filter Wheel)의 구입도 필요 없어졌습니다. 어차피 구식 방법으로 촬영해야 하니까요.

두번째는 카메라 센서 윈도우(센서가 노출된 유리 부분)의 문제입니다. SNS의 친구분은 “이 제품도 센서 윈도우에 열선이 포함되어 있는 제품으로 알고 있다. 분명히 열선의 문제이거나 열선을 켜지 않은 것이다”고 하셨는데… 아무리 찾아봐도 Meade DSI-IV의 센서 윈도우에 열선이 있다는 얘기를 찾을 수 없었습니다. 그리고 제가 이 회사 카메라를 두 개 가지고 있는데 (OSC와 Monochrome) 둘 다 동일한 증상이 나타나는 것으로 보아 1) 열선이 없거나 2) 소프트웨어에서 켜지 않은 것으로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회사에서 제공하는 촬영 소프트웨어를 아무리 뒤져도 센서 윈도우의 열선을 켜는 기능은 없더군요. 결국 “열선이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일단 주말이 끝나면 본사에 메일을 보내 센서 윈도우에 열선이 없는 것인지 물어볼 예정입니다. 그리고 없다고 한다면…. ㅠㅠ 만들어야죠. 납땜 하기 싫어서 다 구석에 짱박아 뒀는데 니크롬 선이랑 테이프 꺼내서 하나 만들려고 합니다. 남들처럼 기성 제품(열선밴드와 열선 전원공급기)을 쓰지 않다보니 직접 만들지 않고는 해결방법이 없겠더라구요. 아아.. 하기 싫어라.

이제 다음 월령 초일(6월 20일)에 나가 LRGB의 추가촬영을 할 생각입니다. Baader 필터를 쓰는 첫번째 촬영이고 여전히 노출시간 문제가 불안해서 걱정이 많지만 그래도 색을 입혀야지요.

잘 되면 좋겠습니다.

사자자리 세쌍둥이 은하(Leo Triplet)

M65, M66, NGC3628

지구에서 약 3500만광년 떨어진 곳에 위치한 은하군입니다.
그러니까.. 아래 사진은 3500만년 전에 출발한 빛이에요.
이 세 은하는 서로 중력 이끌림에 영향을 받고 있다고 하며, 그것 때문에 왼쪽 제일 아래의 은하가 조금 휘어져 있다고 합니다. 마지막 위키 사진을 보시면 보슬보슬한 부분이 나머지 두 은하쪽으로 휘어진 것이 보일거에요.

촬영데이타

장비
경통: Meade 70/350mm Quad APO refractor
마운트: Celestron AVX
카메라: Meade DSI-IV Monochrome
가이드 스코프: Stellarvue 60mm
가이드 카메라: Starlight Xpress Lodestar X2
이미지 처리 소프트웨어: PixInsight

촬영정보
Luminance (1bin) : 150sec. x 48ea. 120sec. x 30ea.
Red (2bin) : 90sec. x 4ea. 150sec. x 5ea.
Green (2bin) : 150sec. x 5ea. 300sec. x 5ea.
Blue (2bin) : 30sec. x 5ea. 50sec. x 5ea. 60sec. x 5ea.
총 촬영시간 : 4시간 14분 50초

이건 평소대로 프로세싱 한 사진입니다
이건 조금 더 만지작 거려본 사진이구요
그리고 이건 위키백과에 올라온 사진입니다

지난주 금요일~토요일(4/24 ~ 4/25)까지 찍은 사진이에요.
금요일 일기예보가 그다지 좋지 않아 걱정이 많았지만 “그래도 한번 가보자!”하는 마음으로 출발했는데, 생각보다 좋았습니다. 밤 10시 이후에는 내내 맑은 하늘을 유지했답니다.

이번 촬영에서 기존 목표는 1) APT(Astrophotography tool)을 제대로 사용해보자 2) LRGB를 시도하자 3) 가능하면 H-alpha필터를 써보자 였습니다. 이 중에 1)번은 ASCOM(망원경과 컴퓨터를 이어주는 디바이스 드라이버)의 오류로 실패했고, 2)번과 3)은 성공했습니다.
첫째날에는 RGB필터의 촬영과 남는 시간동안 L필터의 촬영을 진행했고, 둘째날에는 H-alpha필터와 L필터의 나머지 촬영을 했습니다. 그리고 은하가 지평선 근처로 떨어지는 01:30부터는 M8석호성운의 촬영을 했구요.
평소 촬영과 조금 다른 점이 있었다면, 적도의의 Star alignment를 평소처럼 2개의 별에 대해서만 한 것이 아니라 세 번째 별도 추가해서 했다는 것입니다. 그것 때문이었는지 몰라도 가이딩이 상당히 안정적이었고요, 대신 가이드 스코프인지 가이드 카메라인지가 조금 버벅거려서 고생을 했습니다. 전체적으로 촬영은 순조로웠고, 첫째날은 천문박명때까지 꽉꽉 채워 작업을 진행했고 단 한명도 사진 찍으러 오는 분이 없더군요. 그리고 둘째날은 정말.. 아수라장이었습니다. ㅋ 한 20~30명은 온 것 같아요 ㅎㅎ;

둘째날 조금 힘들었던 것은, 저 말고 딥스카이 촬영하는 팀이 한 팀 있었는데 이분들은 계속 오던 분들이고 알고 지내던 분들이라 괜찮았는데, 사진 동호회에서 오신 분들이 문제였습니다. 대부분은 괜찮았는데 그 중 몇 분이 일반 손전등(흰색 불빛!)을 사용하셨고, 급기야 환하게 불을 켜놓고 뭔가 만들어 드시더군요.. ㅠㅠ
자동차가 열 번도 넘게 들락날락거린 거야 어차피 당연히 참아야 하는 것이라 괜찮았는데 스마트폰 플래시와 전등은 정말 고통스러웠습니다. (소심해서 가만히 있었음)

고통의 시간이었습니다..ㅠㅠ
특히나 저 위치가 석호성운 방향이라 더더욱..;

뭐 이것도 저것도 다 이해할 수 있는 상황(제가 통이 크다기 보다는 소심해서)이었지만, 조금 당황스러웠던 것은 저렇게 밝게 왔다갔다 하시고는 저에게 “은하수가 어느쪽에 뜨나요?”라고 물으셨던 것이었네요..
동호회에서 사전준비를 아무것도 안 해준 것 같습니다;;; 철원 백마고지는 이미 남쪽 방향의 광공해가 심해서 잘 보이지 않는데, 암순응 없이 은하수를 찾으시니 더더욱 안보이지요.. ㅠㅠ 모니터 불빛하나 말고는 전부 끄고있는 저도 잘 안보이는데 보일리가요. (한숨) 그래도 오신게 대단한거니 성심성의껏 알려드렸습니다.
잘 찍으셨기를…

촬영 내내 촬영물의 히스토그램을 저 형태로 유지를 했답니다. 가운데에서 왼쪽으로 좀 치우친 상태로 촬영을 했습니다. 아무래도 맨눈으로 결과물 보고 노출시간 조정하는 것에 비해선 좀 더 정확하게 찍을 수 있었다는 장점이 있었지만, 대체 저 꼭지를 어느쪽에 위치 시켜야 하는지는 잘 모르겠더라구요. 더 왼쪽으로 보냈어야 하는 것인지 모르겠습니다. 그리고… 은하는 H-alpha로 촬영해 보니 30분 노출을 줘도 만족할만한 영상이 나오지 않아 은하에 대한 H-alpha촬영은 중단하고 L필터만 열심히 찍었습니다. (다른 천체사진 촬영팀의 경험많은 분의 얘기로는 은하는 H-alpha에 찍힐 수소성분이 많이 없어서 의미가 없을거라고 하더군요)

그리고… 결과물을 보고 한숨을 한참 쉬었답니다. ㅠㅠ
조금이라도 더 좋은 결과물을 내고 싶은 마음에 다크 프레임도 노출시간에 맞게 전부 다 찍고, PixInsight도 잘 쓰고 싶어서 나름대로 책도 다시 찾아보고 그랬는데 결과물은 영 시원찮았습니다. 뭐가 잘못인지 모르겠더라구요.
남들 하듯이 RGB는 2bin으로 촬영하고 L과 H-alpha는 1bin으로 촬영했습니다. 그리고 조금이라도 더 선명한 디테일을 보여주고 싶어서 L필터는 더더욱 열심히 찍었구요. 그럼에도 제가 찍은 결과물은 색감도 시원찮고, 위키에서 가져온 사진처럼 은하 나선팔의 땡땡이(별들)가 제대로 보이지 않았습니다. 조금이라도 더 나아지고 싶고 혼자서는 알 수가 없다는 생각에 카페에 글을 올려봤는데 아직도 아무 말이 없더군요.. 혼자 알아내야 하나 봅니다. ㅠㅠ

아직 석호성운(M8)의 프로세싱은 하지 않았습니다. 어제 저녁에 전처리(Pre-processing)는 끝내놨는데 아직 나머지 이미지 처리는 안 한 상태랍니다. 그리고 오늘 이번달의 마지막 기회가 있어 밤에 다시 나가볼 생각이구요. 마음 같아선 창조의 기둥을 품고 있는 독수리 성운이나 오메가 성운을 찍어보고 싶은데 어떻게 될 지 모르겠습니다. 얘네도 새벽 1시 되어야 나오니까 그 전에 Leo Triplet의 RGB영상을 더 찍어볼까 생각도 하고 있구요.
아아~~~ 항상 똑같이 찍고 똑같이 프로세싱 하니까 더 나아지지를 않는데 누군가 짠! 하고 영감을 주면 좋겠습니다. ㅠㅠ 그리고 오늘 날씨도 맑기를…

p.s. 전처리를 끝낸 석호성훈의 L 프레임과 H-alpha프레임을 보여드릴께요. 정말… H-alpha는 엄청난 디테일을 보여주는군요.

M42 오리온 대성운 (Orion Nebula)

정식 이름은 오리온 성운(Orion Nebula) 인데 워낙 큼직하고 휘황찬란해서 대성운이라고 부르는 것 같다. 위치는 오리온 자리의 허리띠 아랫 부분인데 모양도 그렇고 뭐랄까… 오리온 고추같은 느낌이다. (?!)

어제도 백마고지 전적지에 5시 30분 즈음에 도착해서 이것 저것 준비하고 밤 11시까지 기다렸다. 아직 오리온 대성운이 빨리 나타날 시기는 아니라 거의 4시간은 기다린 것 같다.
추웠다. 춥고 졸리고. 나 말고는 돕소니언식 망원경으로 안시관측하며 은하수를 찍으러 오신 두 명이 있었고, 30분 내외로 잠시 사진 촬영만 하고 간 사람들이 두 팀 있었다. 금요일 밤이라 그런지 사람이 거의 없어 조용했다.

천체 대상물 촬영은 대략 53장 정도 찍었고 그 외에 이미지 프로세싱에 필요한 지표들을 찍으며 하루를 보낸 것 같다. 솔직히 어제는 잠을 잘 못 자서 2시간 정도 잤는지 마는지 그랬다. 평소보다 조금 힘들었다. 날씨는 점점 더 추워지는데 다음번 촬영시기는 11월 중순이라 그때는 어떻게 견딜지 솔직히 걱정이 되었다. 살이 찌니 몸에 맞는 옷도 잘 없고 아무튼 걱정이다.

사실 어제 가장 큰 수확은 그 동안 끝임없이 날 고통받게 했던 자동 추적기능(Auto-guiding) 문제를 드디어 해결했다는 것이다. 지금까지 PHD2라는 추적 프로그램을 썼는데 이 프로그램의 자동추적 기능을 켜기만 하면 적도의가 끝임없이 좌/우 위/아래로 요동쳐서 사진이 전부 흔들리며 찍혔다. 그래서 지난번에 처음으로 성공한 플레이아데스 성단도 자동 추적기능을 꺼놓고 촬영을 한 것이다.
이 문제로 일주일 내내 골머리를 앓다가 PHD2 소프트웨어의 전체 메뉴얼과 내 천체망원경 적도의의 설명서 전체를 샅샅이 읽었다. 사실 그리고 나서도 정작 어제 가이딩을 시작하니 또 적도의가 날뛰어 한참을 고민하다 원인을 찾아냈다.

“오토 가이딩 시작 전에 반드시 교정(칼리브레이션)을 초기화 한 후 새로 교정해야 함”

너무나 당연한 문제였던 것인지, 아니면 아무도 신경쓰지 않아서 말하지 않았던 것인지 몰라도 바보짓 하는 적도의와 PHD2 가이딩 소프트웨어 사이에 골머리를 앓다 칼리브레이션을 다시하고 해결되었다.

아랫쪽 그래프의 왼쪽이 가이딩이 먹통이 되었을 때의 적도의 이동 그래프이고,
오른쪽이 정상 가이딩시의 적도의 이동 그래프다. 누가 봐도 왼쪽 그래프는 이상한 것을 알 수 있을것이다.

이유는 간단하고도 명료했다. 처음 PHD2라는 소프트웨어를 다운 받아 설치하고 아직 잘 모르는 시점에 첫 칼리브레이션을 한 이후로, 단 한번도 칼리브레이션을 초기화 시키지 않아 계속 무의미한 참조 데이타가 쌓이고 있었던 것이다. PHD2 소프트웨어의 특징은, 과거의 가이딩 기록이나 기타 여러가지 데이타를 바탕으로 가이딩의 오차보정을 하는데 이 특성을 100% 활용하기 위해서는 당연히 천체망원경이 영구적으로 고정된 상태에서 사용해야 문제가 없는 것이었다. 다시 말해 천문대의 고정 망원경.
설명서에도 이 부분에 대해서 PHD2의 장점이라고 설명만 하고 넘어갔는데 생각해보니 나처럼 매번 망원경을 전개했다 다시 분해해서 가져가는 사람은 매번 촬영때마다 모든 상황이 달라져 있으니 당연히 칼리브레이션을 다시 해야 하는 것이었다.
너무 당연한 문제였지만 선생이 없으니 알 수가 있나. 그래도 내 멍청한 짓 보다 해결했다는 기쁨에 혼자 환호를 했다.

이제… 전보다 더 안정적인 상태로 촬영이 가능할 것 같다. 대상을 못 찾는 문제, 그리고 가이딩이 안되는 문제가 모두 해결되었으니 말이다. 이제 남은 것은 촬영후 이미지 프로세싱을 좀 더 익숙하게, 그리고 유능하게 하는 문제만 남았다. 이제 이 문제만 해결하면 또 반 걸음 나아가는 것이겠지.
재미있기도 하고 어렵기도 하고, 그리고 추운 밤에 고통스럽기도 하지만 그래도 한 걸음씩 앞으로 나아가고 있는 것 같아 기쁘다.

2019년 2월 23일

경과

약 6시 30분 정도 되어서 백마고지 전적지에 도착했다.
역시나 사람이 드문드문 오는 곳이었는데, 어쩐 일인지 동네 사람으로 추정되는 분들이 좀 있었다. 내가 짐을 풀고 삼각대를 설치하자 한 분이 와서 촬영왔는지 물었고, 조금 있다가는 노인 두 분이 다가와서 전화번호까지 따고 갔다. 뭐 직장과 관련된 사람들은 아니라 순순히 전화번호를 줬지만 좀 웃기다고 해야 할까나…

다행이도 날씨가 그렇게 춥지는 않았고, 전날 미리 계획한대로 천천히 장비를 준비하고 촬영 준비를 했다. 구름도 없고 달도 뜨지 않아서 딱 좋은 시기였는데 다만 한가지 아쉬운 것이 있었다면 이제 봄이 되었다고 오리온자리가 정남쪽에서부터 보였다는 점이다.
(보통 겨울에 가장 잘 볼 수 있는 천체가 오리온자리인데, 12월달의 경우에는 해가 완전히 져도 오리온 자리가 동쪽 하늘에서 조금 보이는 정도이다. 다른 말로 하면 촬영할 시간이 충분히 있다는 말이다)

원래 계획한 대로 극축정렬을 했고, 시간이 충분하지 않다고 생각했기에 표류이탈은 하지 않았다. 역시나… 이번에도 가이드 카메라가 말썽을 부렸고, 어쩔 수 없이 가이드 카메라는 제거한 후 오리온자리의 촬영을 시작했다. 정확한 star alignment가 되지 않아서 그랬을까? 테스트 촬영을 해보니 심하게 틀어져있는 것을 알 수 있었고, 역시 오늘도 안되겠다 싶어서 시리우스를 조금 찍어보기로 했다. 지난번에 5분이라는 장시간 노출로 사진이 엉망으로 나온 것을 생각하고 5초 노출로 30장씩 찍었다.
이때즈음에 군인 아저씨들이 나타났고, 별사진을 찍으러 왔고 새벽 1시 정도에 갈 거 같다고 한 뒤 이름과 연락처를 줬다. 이날 군인 아저씨들은 조금 달랐던 것이, 내가 집에 갈때까지 가지 않았다.

IMG_1309
매번 바로 쓸 수 있는 사진은 망원경 사진이 전부다

촬영한 사진을 보니 어느정도 흔들림 없이 찍혔다고 느껴 플레이아데스 성단을 찍기로 했다. 파인더 스코프에서는 정확히 플레이아데스 성단이 맞춰지기에 잘 될 것이라고 생각하며 필터당 1분 노출로 10장을 찍었다. 결과물이 좋을 것이라고 느끼며 짐을 싸고 집에 돌아오니 새벽 2시였다.

후기

망했다.
일단 몸이 그다지 좋지 않은 상태로 촬영을 가서 그랬는지는 몰라도 집에 와서 심한 오한과 발열로 심하게 앓았다. 밤새 끙끙 앓았고, 다음날 저녁이 되어서야 간신히 몸이 안정 되었다. 간신히 몸을 추스린 후 촬영한 결과물을 PixInsight로 처리하려고 열었는데, AutoStretch기능으로 확인해보니 하얀 점 몇 개 찍힌 것이 전부였다. 시리우스도, 플레이아데스 성단도 똑같았다.
어느쪽도 Star Alignment로 사진 정렬이 되지 않을 수준이었고(사진에 최소 6개의 별이 찍혀야 사진들끼리의 위치 정렬이 가능하다) 상태가 이렇다보니 더 이상 진행이 불가능했다.
몇 가지 문제점을 다시 확인할 수 있었다.

  • 가이드 스코프가 제대로 작동하기 전까지는 어떤 촬영도 불가능하다
  • 장시간 노출로 주위 별을 촬영하지 못하면 star aligment를 실행시킬 수 없어 사진을 못 쓰게 된다
  • 낮이나 집에 있을때 미리미리 가이드 스코프 촬영을 테스트해야 겠다
  • OSC 카메라 구입을 진지하게 고민해보자

촬영 나가기 전에 올렸던 글에 전문 사진작가님이 아래의 댓글을 달아주셨는데… 따로 케이블을 준비해서 나가지 못한 것이 문제가 되었다.

comment

일단 가이드카메라를 제대로 작동시키지 못하고 있는 것이 가장 큰 문제라고 생각하며, 이걸 이번주 내에 어떻게든지 해결해야 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 길이가 짧은 USB케이블을 하나 더 장만해서 이 문제를 해결해 보려고 한다. PHD2소프트웨어는 남들도 다 쓰는 천체 추적 프로그램인데 나만 못 쓰고 있다는 것은 내가 잘 못쓰는 것이지 소프트웨어 자체의 문제는 아니기 때문이다.

두번째로 장시간 노출과 단시간 노출 촬영후 합성은 인터넷에서 좀 찾아봐야 할 것 같다. 이 문제에 대해서 아래의 답변을 들었었는데 아직까지 방법을 찾지 못하고 있으니 말이다.

shortexp

마지막으로 OSC (One Shot Color) 카메라의 구입을 진지하게 고민해봐야 할 것 같다. 멍청하기 그지없게 처음부터 가장 힘든 길을 선택한 대가라고 해야 할까나… 모노크롬 카메라는 높은 콘트라스트의 사진을 얻을 수 있다는 말에 덜컥 모노크롬 카메라를 샀는데 촬영이 까다로워 후회가 막급하다. 당장 촬영하고 나서 아무 결과물로 확인할 수 없으니 아마추어 입장에서 너무 어려운 선택을 한 것이 맞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젠 봄이다. 하늘을 보고 있으면 시간의 흐름이 확실히 느껴지는 것 같다. 항상 똑같이 그 자리에 있을 것 같은 수많은 천체가 계절의 변화에 따라 위치가 바뀌는 것을 느끼니 말이다. 이젠 봄의 별자리를 찾아봐야 할 것 같고, 그에따른 변화도 충분히 고려해야 할 것이다.
160장이나 찍은 사진에 건질것이 단 한장도 없다는 슬픈 사실을 안고 다음번에는 좀 더 잘하자고 읏샤읏샤 해야겠다.

근데 이건 진심으로 하는 말인데… 천체사진을 찍는거. 진짜 진짜 어렵다. 정말 장난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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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구름가득 하늘

한국의 청명일은 10~20일 뿐이라고 한다 한… 일주일동안 출발 계획을 짜고 하루에도 몇 번씩 일기예보를 들여다 봤다. 책을 읽다가 알게된 사실인데, 한국은 청명일이 극히 적은 나라라고 한다. 다른 말로 구름도 자주 끼고 그것때문에 비도 잘 오는 나라라는 말이겠지만, 한밤중에 짐을 싸들고 별을 보러 떠나는 내 입장에서 구름이 끼어있으면 실망감이 폭발한다. 저녁 8시 정도에 간신히 도착하고 하늘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