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상 돌아오는 월요일

지난 주말은 뭐하고 지냈는지 모르겠다

그냥 계속 잠자고 술만 마신 것 같다. 뭐 이렇게 말하면 알코올 중독 같아 보이겠지만, 토요일에 술 먹고 잠들었다는 말이다. ㅋ
금요일에 퇴근하려는데 환자 상태가 급격히 나빠져서 저녁 9시가 되어서야 퇴근했고, 그렇게 집에 와서 잠시 이런저런 것들 정리하다 잠이 들었다. 그리고… 토요일 오후에 맥주를 마시고 잠에 들었는데 그 사이에 환자분이 사망하셨다. 이 소식을 일요일 오전에 알게 되었다. 설마설마 했지만 그래도 버티리라 생각했는데 역시 나이는 화상에서 최상위 위험인자인지 나이의 부담을 이기지 못하고 사망하신 것 같았다.
백만가지 생각이 머리를 스치고 지나갔다. 당연한 것이지만 사망 후 발생할 보호자분들의 항의나 민원등에 대한 생각도 했고, 의학적으로는 어째서 사망했는지 전혀 이해를 할 수 없어서 혼란스러웠다. 지금 환자 상태를 되새겨봐도 딱히 답이 안나오는 것은 사실이다. 폐색전증을 앓았던 분이라고 하더라도 혈액검사상 급격한 혈압감소와 함께 동맥혈산소분석상의 산소감소가 전혀 보이지 않았으니 기각인 것이고, 심근효소 수치가 사망직전까지 안정되어 있었기 때문에 심근경색도 기각인 것이고, 탈수라고 말하기에는 사망전 2일간 충분한, 어쩌면 다소 많은 수액이 들어가고 있었기 때문에 기각이다. 마지막으로 패혈증에 의한 사망이라고 하기에는 항생제 변경이 있었으며, 전방위 항생제를 사망 48시간 전부터 투여했으니 그것도 아니겠지. 결국 남는 것은 급성 심부전에 의한 사망 정도만 남을 것 같다. 그렇지만.. 이것 역시 동맥혈 산소분석 상에 산증이 보이지 않아 뭐라고 말하기 어려운 상태다.

왜 사망하셨을까? 뭐가 문제였을까?

여러가지로 머리가 복잡하지만 딱히 답이 나오는 것도 아니고. 그냥 중증화상 보는 의사라고는 이 병원에 딱 하나, 나 혼자 있는 상황에서 다른 사람의 조언을 구하기도 어려운 상황이다. 그저 혼자서 어째서 이런 일이 벌어졌는지 고민하며 환자의 상태에 대해 복기하는 방법밖에 없겠지.
내 친구들은 나보고 ‘넌 슈퍼맨이 아니니까 무리하지 마라’고 다독여 줬고 나도 진심으로 감사하게 생각하고는 있지만… 솔직히 이제는 너무 힘들다.

1월달 안에 반드시 해결하겠다고 호언장담하더니 망할 병원은 아직도 당직비 문제를 해결하지 못했고, 오후 5시 30분 이후에 병원에 남아서 일을 하는 경우에 대한 추가임금도 해결하지 못하고 있다. 당장 전문간호사들도 야간에 남아있는게 돈이 안되는 상황에서, 환자를 생각한다며 아무 임금도 받지 못하며 병원에 남아있는 것도 할 일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결국 나도 평범하게 봉급받는 의사이기 때문에 이런 식으로 병원이 환자를 담보삼아 위협하는 것을 받아들이지 않기로 했기 때문이다.
어떻게 하는게 좋은 일일까.. 정말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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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트레스가 심하다

일단 어제 수술은 무사히 잘 끝났다

시간도 오래 걸리고 힘들기도 했지만 중간에 전문 간호사 한 명이 더 와줘서 훨씬 수월하게 수술을 진행할 수 있었다. 물론 조금 아쉬운 부분이 없잖아 있지만 그래도 할 수 있는 한 열심히 했다고 생각한다. 특히나 2일전 수술할 때는 ‘아.. 이제 그만하고 싶다’라는 생각이 들어 힘들었는데 이번에는 꾸욱 잘 참고 침착하게 끝냈다. 뭐… 앞으로 어찌될 지는 환자에게 달려 있는 거지만 그래도 내 나름대로는 열심히 했다고 생각한다.

스트레스 받는 문제는 환자와 관련된 것들이 아니라 병원 행정과 관련된 것들이었다. 우선 어제 수술한 환자의 2회 수술료 중에 ‘재료비’만 3,000만원이 나왔다고 연락을 받았다. “오예! 돈 벌었다!”가 아니라 병원이 먹는 돈도 아니고 내가 먹는 돈도 아니고 순수하게 재료상에게 재료를 받아 가격 그대로 환자에게 제공하는 재료비가 3,000만원 나왔다는 것이다. 이건… 불행하게도 정부에서 전혀 부담을 해주지 않는 부분이고 고스란히 환자가 부담해야 하는 돈이다. 아침에 이 이야기를 원무과 입원담당 직원에게 알려주니 입을 앙 다물었다. 이런 일 있으면 미리 좀 알려달라는 아쉬운 소리에 미안하다고 굽신굽신 한 후 자리를 옮겼다.
분명히 난 방금 ‘재료비’만 3,000만원이라고 했다. 그래. 지금까지 입원해서 들어간 전체 금액이 이미 5,000만원에 달하고 있다는 소리다. 세 아이의 아빠이자 맞벌이 부부의 남편인 이 사람이 과연 이 돈을 낼 수 있을까 모르겠다. 뭐 정부에서 ‘재난적 의료비’라는 것을 2,000만원까지 지원해 주고 있다고 하지만 그래도 재난에 가까운 돈이 남는 것은 사실이다. 만약 이게 과태료 같은 것이었다면 시청 앞에서 드러누워 버릴만한 돈이다.

사실 오늘 제일 힘들었던 것은 이 환자의 의료비 문제로 사회사업실부터 원무과까지 뛰어다닌 것도 아니고, 동일한 화상범위의 고령 환자가 나타나 내 명절이 엉망이 된 것도 아니었다.
어제도 이야기 했지만 센터장인지 뭔지 하는 것 때문에 원장 만날 생각에 하루종일 머리가 복잡하고 짜증이 났다. 만나서 뭐라고 이야기 할까, 이 이야기를 할까 말까, 이렇게 말할때는 뭐라고 대답할까 등등의 고민들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머리를 뒤흔들었다. 진짜 어제는 이 문제로 자다가 꿈까지 꿨고 밤새 네 번이나 일어나 이 생각을 했다.
진심으로 하고 싶지 않은데 자꾸 시키려는 이유를 모르겠고, 불편하디 불편한 자리까지 불러내 먹구멍에 넘어가지도 않을 식사를 하며 계속 부정어를 뿜어내야 하는 내 처지가 너무 힘들게 느껴졌다. 그래. 난 단 한푼도 대장질 할 생각이 없고, 이런 무의미한 주제들로 스트레스를 받고 잠을 설치고 싶지도 않다. 말 그대로 권력과 담을 쌓고 내가 할 수 있는 일이나 열심히 하며 주는 봉급 받으며 살고 싶은데 진짜 사람 가만 두지를 않는다.

진짜… 내일 점심때 내가 원하는 답이 나오고 더 이상 이딴 일에 신경쓰지 않을 수 있기를 빌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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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연히 무서운 것을 발견했다

예전에 내가 블로거(Blogger)에다 아마추어 무선에 대한 글을 올린적이 있다

한 2년 된 것으로 보이는데, 2년전에 아마추어 무선에 대해 꾸준히 포스팅 한 것이 구글 검색엔진에서 걸려 나타났다. 놀라서 내 계정으로 들어가 확인을 해보니 블로그 자체는 이미 지워진 상태였다. 말 그대로 구글의 캐쉬안에 남아있는 자료로 보였다.

통상 구글 캐쉬는 6개월치의 데이타를 저장하고 있다고 들었는데 아직 지워지지 않은 것이 신기하기도 했고, 또 나의 과거 행적이 그대로 검색엔진에 뜨고 있다는 사실에 왠지모를 두려움을 느꼈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어제 저녁부터 방금전까지 열심히 과거 포스트를 옮겨다 여기 붙여 넣었다.
어차피 원저작자도 나고, 현재 사용하는 사람도 나니까 저작권에 문제가 될 것도 없었고 당당하게 이전작업을 진행했다.
대략 1시간은 걸린 것 같다. 모든 포스트를 사진과 함께 무사히 옮겼고 그 와중에 현재의 블로그는 100번째 포스팅을 끝냈다는 축하메시지를 보냈다. 아 네네… 감사합니다. 열심히 할께요.
사실 요즘은 블로깅 하는 것과 신문보는 것 외에는 인터넷 자체를 거의 하지 않고 있다보니 게시물을 올리는 속도가 빨라진 것 같다. 특히나 트위터를 안하게 되면서 더욱 게시물 작업이 빨라졌다. 뭐 그 와중에 정신없이 쏟아지는 논문 피어리뷰의 십자포화를 막아내고 있으니 요즘 내가 열심히 일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일종의 두려움이다. 논문을 쓴다는 핑계로 공부를 하지 않으면 어느샌가 다른 사람들에게 밀려 사라져버릴 것 같은 두려움이 항상 있다. 그래서 힘들다고, 신경쓰기 싫다고 논문 쓰기를 포기하면서도 또 논문을 읽고 있으면 다시 쓰려고 이런저런 디자인을 하고 그런다. 참 멍청하기 짝이 없다고 말하고 싶지만 어쩔수 없이 계속되고 있는 나의 이상행동이다. 누가 돈을 주는 것도, 칭찬을 하는 것도 아니고, 괜히 리뷰어들에게 공격이나 당하면서도 계속 논문 쓰려고 하고 있는 나를 보면 좀 바보같고 슬프고 그렇다. 어찌보면 항상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아무것도 끊어내지 못하며 그냥 이대로 살고 있는 내 모습을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것 같기도 하고 말이다. 내가 기억하기론 내 이름이 달린 논문이 기껏해야 다섯개 정도일 것 같은데 앞으로 몇 개나 더 쓰게 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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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가 아파….

지난 금요일에 논문의 이차 리뷰가 붙은걸 봤는데 오늘 정독함

Herbert Haller라는 선생님께서 리뷰를 해주셨는데 말 그대로 대단했다. 내가 전혀 생각하지도못한 부분을 딱 집어 코멘트를 달아주셨다. 금요일에 읽었을 때는 급하게 읽어서 잘 몰랐는데, 오늘 다시 읽어보니 논문에서 빠진 부분, 그리고 소프트웨어 사용에서의 헛점을 칼 같이 잡아내서 언급한 것이었다. 개인적으론 너무너무 감사하다고 느끼지만… 논문에 대한 작업이 또 늘어나 우울하기도 하다. 그래서 위가 아프고. ㅋ
그나저나 이 문제를 어떻게 해결해야 할 지 고민이 많다. 그냥 글자 몇 자 적어서 끝나는 문제가 아니라 아예 추가 연구를 해서 내용을 붙여줘야 하니 말이다. 일단 지도교수님에게 메일을 보내기는 했는데 나도 나대로 논문을 더 찾고 고민을 더 해봐야 할 것 같다.

계속 이렇게 리뷰만 받다가 끝이 날 지 아니면 어떻게 결론이 나와서 출판이 될 지 기대가 크다.

어디서 본 성함이라 생각해서 찾아보니 10년전에 이에대해 논문 쓰신 선생님이다. 큰일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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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가 있어서인지 의무감인지 모르겠다

 교신 로그를 쓰고 있다. 간략하게 몇 월 몇 일에 누구랑 몇시 경에 교신을 했는지 적고 좀 특별한 내용이 있었으면 간단한 주제어 정도 적는다. 길어봐야 3~4줄 정도 적는 것이라서 그렇게 어렵지도 않고, 내가 누구와 무슨 이야기를 했는지 쉽게 돌아볼 수 있으니 도움이 된다. 어째서 이런 노트를 쓰기로 했는지는 전혀 모르겠다. 그냥 어쩌다보니 만들어서 쓰고 있는데 도움이 되는 것 같다.
지금 살펴보니 손바닥 만한 책에 벌써 4 페이지나 썼다. 최근 2일 동안 내가 이런저런 이유로 핸디(휴대용 무전기)를 잡지 않은 날을 제외하고는 꾸준히 교신을 한 것이다. 내가 봐도 신기하다고 할까? 요 며칠 하면서 아마추어 무선이 참 신기하다고 느낀 부분은, 내가 재미가 있어서인지 많은 돈을 지출한 것에 대한 의무감인지는 몰라도 꾸준히 궁금하고 꾸준히 교신을 시도한다는 점이다. 안테나 끝에 누가 있는지도 모르고, 또 오늘 교신이 될 지도 알 수가 없고, 더구나 완전 이상한 사람이 나타나 귀찮게 할 지도 모르는데 그래도 무전기를 만지작 거린다는 점이다. 지난 토요일에는 왕복 3km정도 걸어 동산 위에서 교신을 시도하기도 했다. 물론 그때 교신이 되었다면 훨씬 더 기뻤겠지만 그래도 교신을 위해 운동을 했다는 점이 스스로에게 기특하다고나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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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금… 신경쓰이는 부분은, 내가 고가의 장비를 구입하고 HAM생활을 시작하면서 이 아마추어 무선 자체가 ‘재미있어야 한다’라는 의무감 같은 것을 가지고 있는 건 아닌지, 그리고 억지로라도 재미있게 느껴야 한다고 자꾸 생각하는 건 아닌지 모르겠다.
아무튼… 좀 더 많은 시간을 들여보고 어떤지 적어보겠다.

아마추어 무선… 재미 있나?

한 세 번 교신했나?

 잘 모르겠다. 그냥 인사하고 통성명 하고 무슨 장비로 교신하는지 이야기하고, 어디서 교신하는지 이야기 하고, 그리고 그냥 이런 저런 말…. 물론 처음 보는 사람인지라 더 이상의 이야기를 할 것도 없는 것은 알지만, 이게 뭐하는 건가 좀 고민이 되었다. 아무래도 좀 친해지면 진솔한 이야기라든가 재미있는 농담 같은 것도 할 수 있겠지만 지금까지 만난 무선국은 전부 50대 이상이었다. 한국사회에서는 세상이 아무리 변해도 당장 달라지지 않을 것이 하나 있는데 그게 바로 ‘나이로 줄 세우기’다. 아무리 아마추어 무선이라고 해도. 그리고 서로 존대를 한다고 해도 이 것이 다를까? 알게 모르게 나타나는 말투의 변화, 상대의 나이를 추정하려는 시도는 기본적으로 나이에 의한 서열 만들기의 기본이 아닐까 싶다. 단순하게 생각해도 ‘서로 존대를 하며 대화를 한다’면 굳이 나이를 따질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통신 기술에 대한 것도 아니고, 용어 사용에 대한 것도 아니고, 통신술에 대한 것도 아니고. 그냥 “나이”라니..
 오늘 왜 내가 CQ 부호를 송신하지 않고 가만히 있었나 생각해보니 이 부분이 가장 컸던 것 같다. 나에게 교신 간의 일반적인 예절에 대해 알려준 것은 감사하지만 굳이 나이를 추정할 필요가 있었을까? 나이를 추정하려고 하고 그걸 기반으로 상대방에게 무언가를 가르쳐주려 한다면 그건 벌써 대한민국에 깊이 뿌리내린 꼰대질이잖아…
 평소에도 난 나보다 나이 어린 사람에게 존대말을 쓴다. 사람은 나이와 관계없이 항상 배울 것이 있고 항상 도움을 받을 것이 있기 때문이다. 기분을 좀 상하게 했던 그 OM님은 나에게 ‘아마추어 무선은 상대 교신국에 대해 나이와 관계없이 언제나 존대를 하는 관계’라고 했다. 그런 면에서 난 HAM 생활에 의외로 잘 적응할 지도 모른다. 그렇지만 언제나 나이를 따지는 대한민국에서 잘 할 수 있을지는 확신할 수가 없다. 특히 지금처럼 대부분의 아마추어 무선사가 50대 이상인 상황에서 그게 가능할 지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