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쪽짜리 아마추어 무선

오늘도 VHF에서 수다를 떨었다

아마추어 무선(HAM)이라고 들어본 적 있는지 모르겠다. 일반인들이 취미 목적으로 무전기를 이용해 다른 사람들과 교신을 하는 것인데, 원래 이런 교신이 전세계 무선통신의 시초였다고 한다.
뭐 특별한 이유가 있어서 그랬던 것은 아니고 무선통신이라는 것을 처음으로 시도한 것이 연구자들과 아마추어들이었으니 그런 거겠지. 그리고 이게 발달해서 현재의 CDMA나 LTE가 된 것이다.
대단한 것은 아니다. 그냥 무전기를 좋아하고 이런저런 안테나를 이용해 다른 사람들과 교신하는 취미가 아마추어 무선이다.

우리나라를 제외한 자유민주국가들 대부분이 아마추어 무선을 허용해주고 있고, 이들을 위한 공용 주파수도 제공을 해주고 있다(주파수는 국가의 재산이다). 원래 아마추어 무선사들은 무전기와 안테나를 이렇게 저렇게 만지작 거리며 조금이라도 더 맑고 깨끗한 음질로 먼 지역까지 교신을 하기 위해 노력을 해 왔는데, 한국에서는 ‘무전기와 안테나등 제반 설비에 대한 임의 변경’을 명백한 불법으로 규정하고 있어서 그냥 무전기로 교신만 하고 있는 형편이다. 아무래도 북한과의 문제가 있어서 다른나라보다도 훨씬 엄격한 제한이 걸린 거겟지.

음.. 난, 그냥 시작했다. 이거 하면 뭔가 다른 세상이 열리지 않을까 해서 시작한거다. 난 아마추어 무선 3급 전화급 자격증을 수년전에 땄고, 가끔 생각날 때마다 무전기를 들고 교신을 시도해보곤 한다. 당연한 이야기지만 휴대전화의 등장으로 90년대 말부터 아마추어 무선은 급격한 세퇴기를 맡고 있으며, 현재는 고령의 무선통신사를 제외하고는 내 나이대의 사람이 거의 없다시피하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현재는 나 같이 괜한 호기심에 시작했다가 무전기가 아까워서 계속 교신을 하고 있는 사람들과 스포츠 목적으로 좀 더 출력이 높은 무전기를 사용하기 위해 통신사 자격증을 따는 사람들 이외에는 아무도 없다.
뭐… 스마트폰에 비교해서 아무 장점이 없는 것이 사실이니까. 그나마 장점이 한가지 있다면 지난번 KT기지국 화재처럼 통신망이 끊겨버린 상황에서도 무전기를 통해 자유로운 교신이 가능하다는 정도가 아닐까 싶다. 말 그대로 재난상황에서 고출력의 무전기를 이용해 더 먼 지역에 재난을 알리고 도움을 요청하는 정도의 장점만 남아있다고 하겠다. 근데 그런 일은 눈을 씻고 찾아봐도 잘 없으니. ㅋ

생각보다 깨끗한 음질로 교신이 가능한 아마추어 무선은 다음의 제약이 있다

  • 아파트와 같은 공동주거시설에서는 옥상이나 베란다에 거대한 안테나를 설치할 수 없어 사용할 수 있는 주파수 대역에 심한 제약이 따른다
  • 통신법에 따라 아마추어 무선사들은 다른 사람의 소식을 대신 전해줄 수 없으며, 교신중에 암호문과 같이 교신하는 사람들만 아는 메시지를 전달할 수 없고 반드시 평문으로 교신을 해야하며, 정치/사회에 대한 비판을 할 수 없고, 특정 물건이나 사업체에 대한 칭찬이나 광고성이 담긴 말을 할 수 없다. 또한 음담패설, 욕, 비방을 할 수 없다.

이게 왜 중요하냐면… 현재의 휴대전화는 통화내용이 기계에 의해 암호화가 되어 전달되는 방식이라 정확한 키(전화기의 고유 아이디)를 알지 못하면 통화내용을 남이 들을 수 없다. 하지만 아마추어 무선은 북한과의 대치문제로 암호화된 교신을 할 수 없으며 모든 사람이 들을 수 있는 평문으로 이야기를 해야하는 거다. 거기다 이런저런 교신내용에 대한 제약조건이 있어서 일상적인 이야기라든가 개인적인 이야기를 하기가 어렵다. 결국 누가 들어도 듣기 좋은 이야기라든가 날씨 이야기, 무전기 장비 이야기 정도 말고는 할 말이 없다는 문제가 생긴다. 사실 일단 설치해 놓으면 전기비 말고는 아무것도 드는 돈이 없는 공짜 통신인데 이런 제약으로 인해 할 수 있는게 극히 제한되는 단점이 있다.

만약 누가 나에게 ‘아마추어 무선사가 되어서 후회하지 않느냐?’고 묻는다면 ‘당근 후회하지!’라고 말 할 것 같다. 베란다에 남들 눈치보면서 안테나를 설치해야 하고, 비싼 무전장비를 구입해야 하고, 많은 노력을 들였음에도 정작 할 수 있는 일은 제한되니까 말이다. 나도 뭐.. 일단 구입한 물건이니 아깝기도 하고 근처에 나와 항상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는 아저씨가 있으니 하는거지, 그렇지 않았다면 그냥 버려두고 근처도 가지 않았을 것 같다. 선배 무선사들은 해외의 무선국과 교신한 이야기를 많이들 하지만 현재 대한민국의 주거 상황에서는 꿈도 꾸지 못할 일이다.
(아파트 옥상에다가 20m짜리 안테나를 설치하겠다고 하면 누가 허락해줄까)

아무튼 그렇다. 이제는 슬슬 사라져가는 취미지만 그래도 죽지는 않았고, 나 역시 이미 발을 담가버렸으니 꾸준히 하고 있는 그런 취미가 아마추어 무선이다. 만약 내가 아주 높고 외딴 지역에 혼자 살고 있다면 하루종일 무전기를 붙잡고 살았겠지만, 인터넷이 이렇게 잘 되는 세상에서는 그저 아날로그 시대를 그리워 하며 지내는 자그마한 장난감 같은 그런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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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아무도 없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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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에 자잘한 일들을 끝내고 무전기를 켜봤다. 물론 택배로 새로운 안테나와 케이블이 왔기에 더 먼 곳으로 교신이 가능하지 않을까하는 기대를 하며 기다렸다.

…..

아무도 없네? 물론… 아직 무선국의 변경승인이 안나서 허용출력으로만 교신을 시도한 것이지만, 아무도 없어서 조금 섭섭했다. 나 오늘 안테나 샀다구! 이렇게 말해보고 싶었지만 아무도 대답없는 저녁. 실제로 개인 휴대전화의 출현으로 상당수의 HAM들이 사라졌다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요즘은 더 적어진 것 같은 느낌을 받는다. 말을 걸어봐도 대답해주는 사람이 한 명 있으면 다행인 날이고, 대부분은 아예 소리소문 없다. 물론 VHF라는게 대기에 반사되어 멀리 날아갈 수도 없고, 건물이 막고 있으면 거의 다 흡수되어버리는 가슴아픈 주파수지만, 단파대역(HF)를 사용할 수 없는 나같은 아파트 전세 생활인에게는 유일한 교신주파수라고 할 수 있다. 보통 초단파(VHF)대역은 반경 30km정도를 통달거리로 보고 있는데 한 시간 정도 CQ를 날려도 아무 소식 없는 것 보면 내가 아파트에 살아서라기 보다는 그냥 ‘사람이 없는’ 것 아닐까 싶다. 뭐… 교신이 간신히 되어도 대부분 50대 후반이나 60대니까 그건 그것대로 문제긴 하지만…

아무튼 오늘도 한 두 세시간 무전기를 켜보았는데 아무 소식없다. 아무 말소리도 들리지 않고 아무도 대답없는 VHF밴드를 보고 있으니, 조만간 협회도 쪼그라들고 사용가능 주파수대역도 점점 더 빼앗기게 될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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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추어 무선이 과연 얼마나 갈까?

취미의 제왕, 또는 왕의 취미

아마추어 무선을 일컷는 말이다. 아 물론 ‘자칭’이다.

아마추어 무선의 역사는 아주 오래 되었다. 인간이 처음으로 공중파를 이용한 교신을 시도한 때부터 아마추어 무선이 시작되었다고 할 수 있겠지. 다 알다시피 그때는 아무도 전파에 대해 모르고 있었고 이러한 교신을 처음으로 시도한 사람도 ‘아마추어’였을 테니까 말이다.
아무튼. 오늘 이야기하고자 하는 것은 이 아마추어 무선의 장점에 대한 것이 아니다.
아마추어 무선은 간단히 말해 직업적 목적이 아닌 ‘일반적인 목적’으로 무선장비와 무선기술을 이용해 개인적 목적의 무선통신과 장비의 제작을 하는 취미이다. 이 취미의 가장 큰 장점이라고 한다면, 정부에서 규정한 수준의 무선통신 지식과 기술이 있다면 누구든지 한 번도 가보지 않은 먼 곳의 누군가와 교신을 할 수 있고 정보를 교환할 수 있다는 것이다. 아직 해외자유여행이 불가능했던 우리나라 70~80년대를 되돌아보면, 평생동안 한국에서만 살고 있던 사람들이 지도에나 나오는 외국의 어딘가, 그리고 누군가와 대화를 할 수 있다는 것은 엄청난 매력이었을 것이다. 당시 활발히 아마추어 무선을 하셨던 선배 Operator분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얼마나 신기하고 재미있는 일이었을지 조금은 이해할 수 있다.
하지만, 90년대부터 활성화된 인터넷 통신의 발달로 현재 이러한 매력은 사라진지 오래다. 거기다 해외여행 자유화로 인해 사람들이 전 세계를 마음대로 여행할 수 있게 되고 스마트폰이 생겨나며 언제 어디서든 실시간으로 자신의 소식을 지인들에게 전할 수 있고 사진과 영상을 인터넷을 통해 알릴 수 있는 시대가 되어 더 이상 ‘멀리있는 누군가와 교신하는’ 아마추어 무선의 힘은 존재하지 않게 되었다.
아마추어 무선사 자격증을 취득하는 사람은 꾸준히 감소 추세에 있다고 한다. 그나마 무선사 자격증을 취득하는 사람들도 자신의 다른 취미-페러 글라이딩, 수상 스포츠 등- 활동에 필요해서 취득하는 사람이 대부분이고 순수하게 아마추어 교신을 위한 사람들은 점점 줄고 있다고 한다.

3급 전화급 자격증을 취득하고 딱 3개월이 된 내가 느낄 수 있는 현재 아마추어 무선의 상황은 다음과 같다.
  • 대부분의 회원(자격증 소지자)이 고령이다. 평균 50대로 추정됨
  • 무선교신 비활동 인구가 자격증 취득자의 대부분이다
  • 주거문화의 변화(아파트)로 교신에 필수적인 안테나 설치가 극히 어려워짐
  • 수많은 중소 카페들이 난립하고 연맹 자체는 Knowledge base로서의 기능이 사라짐
  • 스마트폰보다 기능이 제한적이다
최근에는 DMR이라고, 아날로그 통신이 아닌 디지탈 방식으로 교신을 하는 장비들이 등장하며 TRS(Trunked Radio System)와 전송방식이 비슷해졌다.
DMR(Digital Mobile Radio)이라는건 간단히 말해 무전기로 통신을 하기는 너무 먼 거리의 두 사람이 리피터라는 인터넷 망에 접속되어 있는 중계기를 이용하거나 인터넷 망에 연결된 인공위성 등을 이용해 통신하는 방식이다.  다시 말하면 무전기를 이용해 나의 신호를 근처 중계기(리피터)에 보내고, 리피터는 이 정보를 인터넷망을 이용해 지구 반대편의 중계기에 보내준다. 그리고 지구 반대편의 중계기는 이 신호를 내가 목표로 하는 사람에게 쏘아주는 것이다.
이 기술의 제일 큰 장점은 좁은 주파수 대역 안에서 더 많은 사람들이 교신을 할 수 있다는 것이라는데 그건 차치해 두고, 중간에 유선을 이용한 통신이 진행된다는 것이다. 다른 말로 무전기를 쓰기는 하는데 ‘무선 교신’이 아니라 ‘유선 교신’이라는 것이다. 이쯤 되면 더 이상 아마추어 무선통신이 진짜 ‘무선 통신’인지 애매해진다. 거기다 전세계 바다속을 누비고 있는 인터넷용 광케이블을 이용하며 교신하는 DMR이 컴퓨터를 이용한 스카이프(Skype)나 페이스 타임(Facetime)과 같은 서비스와 비교에 뭐가 장점인지 모르겠다. 단순히 재미있어서? 아아.. 여러분은 재미로 50만원을 불태워 버리시나요?
이런 상황에서 과연 아마추어 무선은 어떻게 될까?
딱 한마디로 요약해 보라면 ‘극 소수의 사람만 하고 사라지다시피 할 것이다.’라고 생각한다.
이미 데스크탑 수준의 기능을 갖춘 스마트폰이 전국민에게 보급되어 있으며 스마트폰을 이용한 메시징, 전화 통화, 영상 통화까지 가능하다. 그에 반해 아마추어 무선은 일부 ‘허용된 사람’들끼리 음성, 모르스 부호, 그리고 몇 가지 특이한 기능을 ‘아주 느리게’ 사용할 수 있을 뿐이다.
일부 사람들은 ‘통신망이 시원찮은 개발도상국에서는 그래도 유용하지 않겠는가?’라고 하지만 그런 나라일 수록 무선 통신망이 발달해 있다는 사실은 잘 모르시고 하는 소리이다. 특히 땅덩이가 크가 개발도상국이 많은 아프리카 대륙의 경우 유선전화보다 휴대전화가 더 잘된다는 것을 아셔야 한다.
그나마 아마추어 무선이나 과거의 통신 기법이 유용하게 쓰이는 경우는 재난상황일 뿐이라고 해야하나? 그런데 그런 재난상황을 대비해 수십만원에 달하는 무전기(핸디)를 구입하고 시험치는 종말을 대비하는 이들(Doomsday preppers)이 몇이나 될까.

안테나 설치에 심각한 제약을 받고 있는 환경으로 인해 많은 사람들이 VHF를 선호한다.
아마추어 무선사 대부분이 고령으로 한 20년 정도 지나면 대부분이 사망하실 수도 있다.
이미 다양한 종류의 편리하고 기능이 풍부한 장비들이 잔뜩 나와있다.

개인적으론, 아마추어 무선이 사라지는 것은 필연적일 것이라 생각한다. 프로 무선사들이야 업무상의 문제로 남아있겠지만, 아마추어 무선이 반드시 필요한 시기는 이미 지났다고 본다.
한 시대를 풍미했던 취미지만, 이제는 그 끝을 향해 달리고 있는 것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남양주 백봉산에서의 교신(VHF)

경기도 남양주시 백봉산

어떤 분의 이야기에 따르면 남양주 7대 명산이라고 한다

그러든가 말든가… 나도 남양주에 살지만 남양주 7대 명산이라는 말이 조금 웃기기도 하고 그렇다. 종종 문과적 표현들은 과장법과 정의(define)할 수 없는 용어들을 많이 쓰기 때문에 나같은 사람들은 의아할 때가 많다. 이 분의 블로그를 폄하하는 것은 아니고, 남양주에 그나마 알려진 산은 7개 정도 있다고 해석하면 옳은 일이겠지.

30대가 되고 나서 운동은 거의 하지 않았다. 솔직히 말해 안했다고 하는게 더 적절할 것이다. 이런 저런 이유도 많았지만 제일 큰 이유는 아무래도 너무 바쁘고 피곤했기 때문이 아닌가 싶다. 직장생활이라는 것이 자신의 생명을 깎아 돈으로 바꾸는 것과 비슷해서 일을 하면 할 수록 몸이 축나는 것이 느껴지더라. 아무튼 운동도 해야할 것 같고 아마추어 무선 취미도 유지를 해야하니 핸디를 들고 등산을 하기로 했다. 10년동안 놀고 먹은 사람의 입장에서 가능하면 무리가 안되는 산으로 골랐고 그렇게 백봉산(590m)을 오르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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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남양주시 평내동에 위치한 백봉산은 산 아래쪽으로 아파트 단지가 늘어서있어 지역 주민들이 많이 올라가는 것 같다. 도로가에 위치한 이 팻말이 오늘 내가 가는 백봉산의 가벼운 소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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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로가에서 오르막길을 약 300m 걸어 올라가면 오른쪽에 작은 쉼터가 있다. 정체를 알 수 없는 조형물이긴 하지만 여기부터 시작이다.

백봉산 능선을 타는 2시간 코스의 등산로는 첫 1시간이 매우 힘들다. 계곡을 따라 올라가는 이 등산로는 해가 비치지 않는 곳이라 얼음이 그대로 얼어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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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산을 시작하고 20분 정도 올라가면 만나는 약수터. 개인적으로 약수(藥水)라는 것을 전혀 믿지 않는데다가 등산로에서 잠시 옆으로 빠져나와야 있는 약수터라 쳐다도 보지 않고 계속 올라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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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방이 얼음이었다. 바닥은 다 얼어있고 가파르고 미끄러워 등산스틱도 장갑도 없는 나는 더 올라갈 지 아니면 그냥 내려올지 망설였다. 올라가는 것이야 어떻게든 하겠지만, 내려올때가 문제였기 때문이다.

결국, 그래도 처음인데 어떻게든 올라가보자 하는 마음으로 계속 나아갔다.
계곡을 따라 계속 올라가다 보면 작은 공터가 있고 태극기가 세워져있다. 거기서 등산로 방향이 90도로 꺾이는데 ‘이제 아주 힘든 구간은 지나갔다’라고 생각하면 되는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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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등성이를 따라 계속 올랐다. 숨은 차고 몸은 힘들어 비칠비칠하며 걸었다. 다행이도 주중에 올라갔기 때문에 앞 뒤로 사람이 없어 편했다. 조금만 더 조금만 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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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는?!!! 갑자기 길이 완만해지며 평지 같은 곳이 나타났다. ‘아… 이제 다 온 것인가?!’하고 기쁜 마음에 주위를 둘러봤더니 저 쪽으로 더 높은 봉우리가 보였다. ‘젠장. 아직 멀었구나.’ 무거운 다리를 끌며 다시 내리막길을 조심조심 내려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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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나타난 봉우리. 여기가 두번째 봉우리였다. 아직 오른쪽으로 여기보다 조금 더 높아보이는 봉우리가 있었다. 한숨을 쉬며 계속 걸어갔고 그나마 지금까지의 길보다는 훨씬 수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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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르막길 위로 팔각정이 보였다. 발걸음은 많이 느려졌고 정상이 가까워지자 긴장이 풀어짐을 느꼈지만 다시 한번 마음을 다잡고 천천히 올라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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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상에 오르면 왠지 아주 힘든 과제를 끝낸 기분이라고 할까? 약간 홀가분 하기도 하고 조금 웃음이 나오기도 하고. 정상의 돌맹이를 보니 어떤 녀석이 590m를 596m로 바꿔놓았다. 흠… 그냥 팔각정에 올라가서 592미터라고 하지..;;

잠시 쉰 다음 핸디를 꺼내서 교신을 시도했다. 물론 남양주에 백봉산보다 높은 산은 많지만 일단 교신을 시도하니 아주 멀리까지 교신이 되었다. 일단 서쪽으로는 김포공항 근처까지 신호가 5/9로 전해졌고, 남서쪽으론 충남 아산에 계시는 분까지 교신에 성공하였다. 북쪽으로는 가평에 계신분과 교신이 되었는데 더 북쪽으로는 산이 많아서 교신이 어려울거라는 이야기도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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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 4~5명의 OM님들과 교신을 한 후 짐을 싸고 내려왔다. 내려오는 길에 이상한 유골함 같은 것을 봤는데 왜 계곡에 두었는지는 모르겠고.. 뭐.. 내 알바 아니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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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골함? 이런걸 왜 여기 두었지?

후기

난 등산을 싫어한다. 뭐하러 멀쩡한 길 놔두고 올라갔다 내려갔다 하며 힘들게 등산을 하는지 도통 모르겠다. 평지에서 할 수 있는 운동이 얼마나 많은데 말이다. 사람들은 산을 좋아하는 사람중에 나쁜 사람은 없다지만 그건 다 개소리 같고 (매년 우리나라 등산객이 몇 명인데 그 중에 나쁜 놈들이 얼마나 많을지 상상은 해봤는지) 가장 돈이 안드는 운동으로 사람들이 등산을 선호한다는 것은 알고 있었다.
사실 이번 등산도 내가 원해서라기 보다는 ‘높은 곳에서 교신을 시도하면 아주 멀리까지 전파가 닿을 것’이라고 조언해 주신 6K2FWH님이 아니었으면 시도도 안해봤을 것이다. ‘5.5W VHF가 가 봐야 얼마나 가겠는가’라고 부정적으로 바라봤던 나의 생각과는 다르게 VHF는 아주 멀리까지 신호가 전달되었다. 백봉산에서 충남 아산까지는 다음지도에서 약 130km가 나온다. 이 거리를 내 목소리를 담은 전파가 날아간 것이다. 눈에 전혀 보이지 않는 전파가 빛의 속도로 130km를 이동해 누군가의 귀에 내 목소리를 전해줬다는 것이 참 신기하기도 하고 그랬다. 개인적으론 집에 50W정도의 차량용 리그(Rig)를 설치하고 편안하게 교신을 하고 싶지만 이런 등산+교신도 상당히 괜찮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다른거 다 떠나서 우선 교신을 위해 운동을 하게 되니 말이다. 앞으로 얼마나 자주 할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당분간 계속 무전기 들고 등산하기를 계속할 것 같다.

IC-V80E 핸디(HT) 구입

UHF를 쓸 일이 있을까?

VHF도 채널이 남아도는데 무슨 UHF…

아시다시피 VHF는 144~146MHz의 주파수를 사용하며 각기 20KHz단위로 사용을 한다. 이렇게 쪼개면 총 200개의 채널이 나오는데, 그 중에 145.00MHz는 호출(비상)주파수로 사용하기 때문에 198~199개의 채널을 사용할 수 있다. 결국 VHF는 198개로 구성된 대형 채팅방이라고 할 수 있다.
VHF의 특성상 가시거리(5km가 되었든 200km가 되었든)에서는 FM 모드로 대부분의 통신이 가능하고 음질도 상당히 깨끗하다. VHF의 특성상 건물이나 지형에 의해 가로막힌 곳은 통신이 불가능 하지만 직진에 가까운 초단파(VHF)가 닿을 수 있는 곳이라면 어느 지역이든 교신이 가능하다. 이런 전파상의 특성때문에 국내에서의 교신은 대부분 VHF로 이루어지고 있는 느낌이다. 왜냐고? 한국어로 교신할 수가 있고, VHF는 음질이 깨끗하거든.

UHF도 VHF와 마찬가지의 전파 특성을 가지나 조금 더 직진성이 강하다는 정도? 이쪽도 198개 정도의 채널이 존재하지만 2차 업무(1차 업무 주파수인 VHF가 꽉 차면 쓰는) 주파수로 거의 사람이 없다. 가끔 CQ 호출을 해보면 느끼겠지만 이 지구상에 아무도 없는 느낌이랄까? 개인적으론 UHF로 꼭 교신을 해야하는 필요성도 못 느끼겠고 극초단파가 초단파보다 더 좋다는 것도 모르겠고 말이다. 그래.. 알아서 뭐 하겠는가? 급하면 전화할껀데.

편하게 사용할 핸디를 구입하자

이런 저런 이유로 10만원이나 더 주고 UHF가 가능한 듀얼밴드 핸디를 구입하는 것 보다 차라리 VHF만 되는 제품을 구입하기로 했다. iCOM IC-V80E

v80
IC-V80. 그냥 통통한 녀석이다.

이 제품은 VHF전용으로 VHF출력은 5.5W다. 기본으로 BNC타입 커넥터에 헬리컬 안테나가 붙어 있으며, 커넥터만 맞으면 무얼쓰든 바꿀 수 있다. 배터리는 7.2V 1,400mAh짜리 Ni-MH를 사용하며, 원하면 AA배터리 6개를 끼우는 배터리 케이스를 사용해서 교신도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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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 왜 사진이 거꾸로 붙지? 나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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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 포장 안에 들어있는 것은 본체와 안테나, 충전 거치대, 배터리, 220V충전기와 벨트 클립, 그리고 설명서 씨디 정도가 들어있다.

음… 성능에 대해 물으신다면 나도 해 줄 말은 없을 것 같다. 그냥 핸디 답게 저출력에서 교신이 가능하고, 안테나를 교체하면 조금 더 맑은 음질로 들을 수 있다.

장단점

뭐… 다른 핸디들과 마찬가지로 그냥 핸디일 뿐이다. 내가 기술적인 사항을 자세히 알 수는 없을 것 같고, 아직 13.8V 전원을 인가해본 적이 없어서 13.8V에서 작동을 하는지는 확인할 수 없었다. 배터리의 경우 기본 제공 7.2V 1,400mAh Ni-MH전지가 생각보다 튼튼해서 사용시 크게 무리는 없었다. 다만 민영정보통신(수입사)에서 AA배터리 케이스(BP-263)를 너무 비싸게 팔아서 개인수입을 해야하는 단점이 있었다.
그리고… 단점을 조금 더 열거해 보자면, 화면의 알파벳이 알아보기가 좀 어려워서 사용하기 불편하다는 것과 마이크용 잭의 뚜껑을 나사로 고정하기 때문에 마이크를 따로 사용하려고 하면 드라이버가 필요하다는 점?

뭐 그 정도다. 어찌보면 가장 기본에 충실하고 단순한 핸디가 아닐까 싶다. 복잡한 기능도 없고 이해하기 어려운 기능도 없고, 그냥 딱 기본에 충실한 VHF 핸디라고 할 수 있다.

참고자료

스펙(Specification)

spec

옵션부품

option

HAM과 지출

얼마나 썼는지 볼 까?

 어떤 종류든지 취미를 새로 시작하면 이런 저런 이유로 많은 비용이 소모됩니다. 저 역시 3급 전화를 치기 전에 교육 일체를 연맹에서 받았기 때문에 그때부터 돈이 들었죠.
음력 새해를 맞이한 김에 그 동안 얼마나 많은 돈을 지출했는지 한번 정리해보려고 합니다. 혹시 아마추어 무선에 관심이 있으신 분이라면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모든 금액은 배송비를 포함한 금액입니다.

– 2017.02.01 기준 –

핸디

MYT-9800 민영 햄 무전기 : \180,000

RH-770 다이아몬드 안테나 : \80,000

Subtotal : \270,000

베이스

Radix RD-S106 + RDC-S400 (7MHz옵션코일) : \237,000
CX-310A 3구 동축절환기 : \110,000
5m 5D2V 후지쿠라 동축케이블 : \60,000
IC-7300 HF 트랜시버 : \1,980,000
SX-200 다이아몬드 SWR 미터 : \150,000
15m M커넥터형 동축 케이블 : \30,000
알루미늄 판 및 파이프 : \113,000
육각너트, 스프링와셔, 평와셔 : \7,000
아이너트 8개, 전산볼트 8개 : \13,900
원형 고무캡 4개 : \9,100
40A 스텐U볼트 20개 : \26,500
드릴비트 2개 : \14,940
와이어로프 10m, 티복스 1개, 주물클림 32개, 주물 턴버클 2개 : \13,340
와이어 커터 : \16,000

낙하산줄(파라코드) 30m : \14,500

Subtotal : \2,795,280

기타

4kW 대용량 3구 멀티탭 : \46,680
3kW 강압 트랜스 : \53,500
APC LE1200 1200W AVR : \50,000
Subtotal : \150,180

책과 교육

아마추어 3급(전화) 강습료, 응시료, 회원가입비, 교재료 등 : \140,000

The ARRL Antenna Book for Radio Communications Softcover : $57.93

Subtotal : \210,000

총계 : \3,425,460

아주… 큰 돈이 나갔습니다. 네에… 이 중에 몇 가지는 10개월 무이자 할부로 끊었지만 어쨌거나 나가긴 해야하는 돈이고. 흠… 고통스럽습니다. ㅠㅠ 이 돈을 언제 다 갚을꼬.
다른 분들은 어떻게 취미생활을 하시는 지 모르겠지만 저 같은 경우에는 이 정도 비용이면 더 이상 이쪽 분야에는 지출을 삼가해야 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드네요. 하아… 마음이 무겁습니다.
앞으로 딱 하나. 코일이 달린 다이폴 안테나만 더 살 예정입니다. 그리고 애자 두 개 하고요. 그 이상은 지출하면 안될 것 같습니다.

언제나 조용한 7MHz

벌써 열흘째 교신을 시도하고 있습니다

아무리 RD-S106이 협소한 대역폭을 가지고 있다고 해도 어디선가 한국말을 들을 수 있기를 기대했는데, 안테나 엘리먼트를 늘였다 줄였다 아무리 해봐도 도통 응답이 없네요. 그 동안 꾸준히 써왔던 Log book을 보면 꾸준히 시도를 하고 있는데도 아무 소식이 없다고 해야할 것 같습니다 그래도 낮 시간대에 교신을 시도해보면 일본 사람들이 많이들 나오는데, 문제는 이 사람들이 전혀 외국인과 교신할 생각이 없다는 것이더군요. 그냥 자기 국내 사람들과 편하게 교신하고 인사하고 끝내는 것이 대부분이었습니다. 그렇다고 제가 일본어를 공부하고 싶냐고 묻는다면 전혀 아니고.

이런 와중에 오늘 SX-200이라고 SWR미터를 구입했습니다. 이렇든 저렇든 안전하게 장비를 사용해야 하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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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기는 성인 손바닥 보다 조금 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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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에는 램프용 전선과 본체가 있구요

이걸.. 설치하고 보니 생각보다 SWR이 높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그래서 이것 저것 오토튜너를 만지작 거려서 조금 낮게 만들었는데, 아무래도 안테나의 한계를 해결해야 하는것 아닌가 고민을 하게 되었답니다. 왜냐면 SX-200은 전방 출력을 따로 확인할 수 가 있는데, 출력 100%에서 튜닝을 하고 나면 실제 출력은 20W가 조금 못 되게 나가는 것 같았답니다. 물론 이런 차이가 어떤 이유로 생기는 지는 저도 잘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SWR이 1.5:1이상을 한번씩 넘어서는 상황에서는 모든 수치가 불안정하게 보이더라구요…

어떻게 기회가 되면 안테나를 다시 구입해서 좀 더 효과적으로 설치하는 방법을 구상해봐야 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