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고사니즘

요 며칠동안 혼자서 먹고사니즘에 대해 고민했다.
딱히 대단한 것은 아니고 1년에 몇 번씩 혼자 고민하는 것인데 이번에도 때가 되어서 생각난 것 같다.

남들은 의사라고 하면 ‘우와 평생 먹고살만 하겠네 ㅋ’ 하겠지만, 나같은 아웃사이더에 매사에 비관적인 인간은 남들이 그렇게 보든 말든 혼자서 이런저런 고민을 하는 법이다.
뭐, 이런 고민을 하는 가장 큰 이유는 내가 남들이 흔히 보는 뱃 속의 문제를 해결하는 외과 의사가 아니기 때문일 것이다. 물론 맹장수술(정확히는 충수절제술)이나 탈장 수술 같은 것도 많이 하지만 그래도 전문분야는 화상이고 화상은 그렇게 흔한 병이 아니라서 그렇다.
매번 내 외래에 찾아오는 영업사원들에게도 이야기 하는 문제지만 화상은 기본적으로 계절 장사이기 때문에 여름철이 되면 파리가 날린다. 뭐 개인적으로는 좀 쉴 수 있는 기간이고 사회적으로는 사건사고가 적은 것이니 좋은 일이겠지만, 그래도 남의 돈을 받고 사는 사람 입장에서는 불안한 것은 사실이다. 거기다 매출이 줄어들면 같은 과 안에서도 다른 선생님들 눈치가 있으니 힘든 것도 사실이고. 그래서 이맘때가 되면 항상 ‘앞으로 무얼 먹고 살아야 하나’ 고민하는 것 같다.

딱히 좋은 방법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혼자 고민한 결과는 이렇다.

  • 보건통계 공부를 좀 하자 : 매번 지도교수님께 부탁하는 것도 좀 그렇고, 내 자신의 미래를 위해서도 해 놓는 것이 나을 것 같아서 공부(책 읽기)를 좀 하려고 한다.
  • 회계 공부를 좀 해보자 : 친한 형 이야기를 듣고 조금 하다 말았는데, 아무래도 병원의 돈이 어떻게 흐르는지 이해를 하고 싶으면 이 공부보다 나은 것은 없을 것 같다. 그리고… 내가 하기 싫어도 어차피 나이 들면 병원에서 보직을 주려고 안달을 할 것이기 때문에 그때를 대비해서 공부한다고 생각하면 나쁜 것도 아니고 말이다. 다만 더럽게 재미가 없어서 나 혼자 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
  • SQL공부를 좀 하자 : 어차피 회계 공부하고 보건통계 공부하면 그 다음 과제는 필요한 자료를 뽑아서 가공한 후 통계 돌리는 것인데 그러기 위해서는 SQL 공부를 좀 더 하는게 필요해 보인다. 마침 트위터에 어떤 분이 SQLD (SQL 개발자) 자격증이 생각보다 쉽게 딸 수 있고 괜찮다고 해서 관심을 갖고 있다.

대충 이렇게 생각을 하고 있는데… 우웅. 솔직히 말해 지금 시간이 있는데도 아무것도 하기 싫어서 당황하고 있다. 누가 시켜서 하는 것도 아니고 스스로 목적을 만들고 하려는 것이라 더 그런것 아닌가 싶기도 하고 말이다.
잘 모르겠다. 이런거 공부해도 앞으로 내가 사는데 큰 도움이 안 될 수도 있을 것 같고. 뭐가 어떤지 하나도 모르겠다. 그냥 불안하기만 하고 일은 하기 싫은 빌어먹을 상태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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