쿄토 애니메이션 방화사건

어제 쿄토 애니메이션이라는 회사에 40대의 남성이 들어가 휘발유를 뿌리고 불을 질렀다.
이 남자는 더 많은 사람을 죽이려고 작정이라도 했는 듯, 옥상으로 통하는 출입구를 잠가버리고 배수관을 통해 1층으로 내려와 방화를 했다고 한다. 심지어 불이나서 탈출하는 사람들을 향해 휘발유를 끼얹었다고 했다.
많은 사람들이 사망했고 대부분은 옥상으로 통하는 탈출구에 몰려 질식사 했다.

애니메이션을 거의 보지않는 나도, 주위 사람들을 통해 쿄토 애니메이션이라는 회사가 현재 나오는 상당수의 애니메이션을 제작한 유명한 회사라는 것은 이야기를 들어 알고 있었다. 소위 “쿄애니”라고 부르는 작품들은, 질 높은 작화와 연출로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을 받았다고 한다.
방화자는… 지금까지 나온 소문에는 철도 덕후인데, 쿄애니에서 나오는 어떤 방송의 노래를 듣고는 ‘감히 표절을!’ 이라며 범행을 계획한다고 한다. 대체 무슨 내용에 화가 나서 이런 엄청난 범행을 저질렀는지 전혀 이해가 안 가지만, 아무튼 엄청난 사건을 저질렀고 나쁜 사람이라는 생각만 들었다.

내 직업이 화상환자를 보는 쪽이라 그런지는 잘 모르겠지만, 사망자와 생존자, 그리고 앞으로 그분들이 겪을 고통에 진심어린 위로를 보낸다. 그리고… 범행을 저지른 용의자는 부디 잘 살아나서 더 많은 고통을 받기를 바란다.

일본은… 우리보다 잘 사는 나라다. 내가 알기론 세계 4위의 경제 대국이고, 인구도 우리보다 두 배나 많고 땅도 우리나라의 3.5배나 큰 나라이며, 한국보다 사회 안전망이 잘 짜여진 나라로 알고 있다. 그런데도 이렇게 많은 사망자가 발생한 것은, 워낙 치밀한 계획범죄였기 때문이고, 의료진의 초기 대응이 미숙했던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을 살짝 했다.
일본도 한국과 마찬가지로 중증화상을 보는 곳은 극히 제한적일 것이고, 대부분의 의사들은 떠듬떠듬 9의 법칙이라든가 파클랜드 공식이라는 것이나 외우고 지냈을 것이기 때문이다. 아마 갑자기 쏟아져 들어오는 대량 화재 사상자의 처리에 당황했을 것이고, 충분한 수액치료를 하지는 못했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왜 이런 생각을 했냐면… 진짜 질식에 의해 뇌손상이 발생한 경우가 아니라면 보통의 경우 화상환자는 초기 24시간을 넘겨 사망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초반에 사망자를 줄이지 못했다는 것은, 부적절한 수액치료가 가장 흔한 원인이니 말이다. 뭐, 한국이라면 좀 나았을거냐고 물어본다면, 당연히 아니다. 아마 우리도 비슷한 수의 사망자가 발생했겠지. 전국적으로 외상센터를 열심히 짓고는 있지만 외상센터에서 ‘화상’은 빠져 있다는 것을 아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으니까. 심지어 어떻게 처치해야 하는지도 모르는 경우가 수두룩하고 말이다.

아무튼… 어제 기분이 좀 안좋았다. 남의 일 같지 않아서 그랬고, 사망자 계속 늘어나는 거 보고 있으니 자꾸 세월호가 생각나서 컴퓨터를 꺼버렸다.
나도 모르고 있었지만 세월호 사건때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가 조금 생겼나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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