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한의사 통합 문제

이거.. 조만간 입법준비 할 것 같더라

대충 한 달 되었나? 의사-한의사 통합 문제에 대해 토론회 한다고 의사협회에서 회원들 의견을 취합했다(설문조사). 언젠가는 일어날 일이라고 생각했는데 때가 되었나 보다.

분명히 내가 대학갈 때는 한의대가 의대보다 점수가 높았던 것으로 기억하고 있다. 그러다 해가 가면 갈 수록 떨어졌다는 이야기를 들었고. 뭐 대학 입학 점수가 뭐가 중요하겠느냐만은, 기본적으로 사람들의 선호도를 보여주는 것이라 완전히 무시할 수는 없겠지.

여러가지 의견이 있고 의도가 있겠지만 개인적으로 생각하는 것은, 정부 입장에서 현재 있는 한의사 제도를 굳이 없앨 필요가 없었는데 두 가지 문제가 발생해서 그런 것 같다. 첫째는 한의사들의 진단장비 사용에 대한 문제가 그것이고 둘째는 장기적 측면에서 부족한 의사 수를 보충하기 위한 해법이 아닐까 생각한다.
사실 정부 입장에서야 누가 무슨 장비를 쓰든 말든 알 바 아니다. 진짜 그렇다. 행정부 입장에서는 그저 어떤 의사든지 간에 환자를 보고 의료공백만 안 생기면 그걸로 오케이니 말이다. 그런데 엑스레이에서 씨티, 초음파로 조금씩 한의사들의 진단검사 장비 사용의 영역이 넓어지고 있고, 이에대해 의사협회에서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중간에 낀 검사장비 팔아먹는 애들이야 누가 되었든 기계만 팔아먹으면 되니까 가만히 있고.
과연 행정부가 이런 문제에 대해 의견이라는게 있을 거라고 생각하나? 난 전혀 아니라고 생각한다. 다시 말하지만 ‘문제만 생기지 않는다면’ 그냥 오케이다. 그런데… 민원이 들어오고 항의집회가 일어나고 입법부를 통해서 압박을 하고 있으니 머리가 아프고 성가실 거다. 뭐, 삼초와 같은 기관을 영상의학적으로 찾아내서 진단을 한다는 것 자체가 말이 안된다고 생각은 하지만, 이건 어차피 내 의견일 뿐이고.
이 문제에 대한 가장 행정부적인 해법은 ‘적절한 교육을 통해 자격을 부여하여 사용하게 하면 끝’이다. 그리고 그 방법의 하나로 의사-한의사 면허 통합을 생각하는 것 같고.

둘째로 의사 공백이 생각보다 크다는 것. 당장 서울 시내를 걸으면 건물마다 하나씩 박혀 있는게 의원이지만 종합병원으로 가면 이야기가 완전히 다르다. 야간에 환자를 볼 의사를 구하기가 하늘의 별 따기이고, 의사들 자체도 이것저것 세부 전공이라는 것을 만들어 내어 병동담당 의사, 중환자실 전담 의사, 외상전문 의사 같은 것을 만들어 내고 있다. 지방으로 가면? 아아.. 지방으로 가면 의사는 더 없다. 밤 근무는 커녕 낮에 일 시킬 의사도 없는 것이 현실이다.
의사협회는 지금도 의사가 많다고 주장하지만 그건 개원의들의 입장이고, 2차의료기관에서는 사람 구하는게 가장 큰 일일 정도로 의사가 모자라다. 더군다나 예전에는 암 소리 안하고 당직도 서던 의사들이 점점 삶의 질을 요구하며 당직을 서지 않으려고 하니 의사인력의 문제는 점점 더 커지고 있다. 이런데도 행정부가 의대정원을 늘리거나 새로운 의대를 만드는 것을 허용하려고 할 때마다 의사협회는 강하게 반발하고 있고, 그나마 최근에 지었던 의대 하나는 엉망으로 교육시키다 설립 취소가 나버렸으니…

결국 행정부 입장에서 봤을때 의사-한의사 통합은 두 마리 토끼를 한번에 잡는 방법이라 생각한다. 계속 문제가 되는 의사-한의사간의 반목도 한 방에 정리해 버릴 수 있는데다, 가뜩이나 모자란 의사 숫자도 한의대를 의대로 바꿔버리면서 어느정도 해결할 수 있고, 기존 한의사들 인력도 재사용할 수 있으니 얼마나 좋겠나.

개인적으론 10년. 정도 생각하고 있다. 올해부터 공청회 하고 2년 정도 토론회 더 한 다음에 여당쪽에서 입법을 하겠지. 그리고 입법된 내용에 대해 반대입장을 보낼 의사 또는 한의사들이 머리깎고 북치고 장구치고 난리를 1년 정도 한 다음에 결국에는 통합될거다. 아마 현재 존재하는 면허소지자들에 대한 재교육과 시험등을 만들어 면허 발급을 시작할 거다. 이건 의사, 한의사 어느쪽이 반대하든 일어날 일이라고 생각한다. 머리깎고 난리친다고 들어줄 거라 생각한다면, 아직 세상을 덜 살았다고 할 밖에. 지금까지 단 한번도 정부는 보건의료 문제에 대해 실패한 적이 없는 걸.
처음에는 조금씩 몇 번 찌르고, 사람들이 반대하면 잠시 꼬리 내렸다가, 다시 몇 번 찌르고.. 이걸 한 대여섯번 반복하면 사람들은 지치게 되고 사람들이 지친 순간을 기다렸다는 듯이 잽싸게 입법과 시행령을 날려 끝을 내버리는 것이 지금까지 보건복지부의 전략이었다. 그래.. 단 한번도 진 적 없다.

난… 어떻게 생각하냐고? 아아… 굳이 말하자면 나쁘지 않다고 생각한다. 수 천년 동안 동양지역에서 뿌리를 굳힌 의학 하나가 이렇게 사라져 버리는게 조금 아쉽기도 하지만, 그래도 지금처럼 전 세계 공공의 적이 되어 두드려 맞는 것보다는 낫다고 생각한다. 차라리 통합하게 되면 지금처럼 ‘근거가 부족하다’는 문제도 과학적 접근론을 통해 어느정도 해결이 될 것 같고, 쓸데없는 치료법은 싹 빠지고 진짜 효과가 있는 치료법들이 남겠지. 한의학에 그런게 있을 것 같냐고? 에이 이사람아. 수천년 동안 써먹었다는 것은 우리가 잘은 몰라도 분명히 효과가 있는 부분이 있다는 거다. 경험적 방법론을 무시하나?

아무튼.. 뭐 그렇다. 조만간 통합될거다. 백원 건다.

 

p.s.
일본의 경우 의학교육을 받은 의사들에 대해 1~2년 정도 추가 교육을 신청하면 한의사 자격도 주는 것으로 알고 있다. 기억이 맞는지는 모르겠지만 아무튼 그렇다. …이 이야기를 왜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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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Replies to “의사-한의사 통합 문제”

  1. 일본은 우리나라 의과의 한 분과로 한의사를 두고 있다고 들었는데 저도 확실히는 모르겠네요. 한의학적으로 일본은 이라는 책의 처방을 많이 사용합니다. 그쪽에는 쯔무라제약이라고 큰 회사가 한약제재를 담당해서, 연구도 다 쯔무라제약에서 나오는 걸로 하고 그러더군요. 통합은 언젠가 되긴 될 텐데 정말 언제 할진 모르겠네요ㅎㅎ 살아있을 적에 할런지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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