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1월 19일

경과

날씨는 최저기온이 영하 8도였다. 오후 4시 30분이 조금 지나 출발을 했고 촬영지에 도착을 하니 딱 시민박명이 시작된 시기였다. 천천히 짐을 꺼내며 하늘을 봤는데 역시나 구름이 하나도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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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각대만 펼치고 자북 방향을 맞춘다

삼각대를 설치하고 잠시 해가 지기를 기다리고 있는데 이상한 기분이 들어 하늘을 바라봤다. 음…? 역시 아무 문제는 없어 보이는데… 이상한 기분이 자꾸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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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운트까지 설치하고 마운트의 극축망원경으로 북극성과 위치를 맞춘다

망원경 마운트를 설치하고 극축정렬을 기다리고 있는데, 하늘에 구름이 낀 것도 아닌데 북극성이 잘 보이지 않았다.
고개를 들어 하늘을 바라보고 드디어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알았다.

만월.

완전한 만월은 아니었지만 달이 70%이상 커져 있었고 천문박명이 시작되었는데도 주위가 어두워지지 않는 것이었다. ‘에이 설마… 어떻게든 되겠지’ 하는 마음으로 버티기를 시작했는데 30분이 지나도록 카시오페이아가 제대로 보이지 않았고 하늘을 아무리 살펴봐도 별이 채 10개도 보이지 않았다. 간신히 마운트 극축정렬을 끝내고 망원경 경통을 설치했는데 삼각대 아래로 그림자가 생긴것을 알 수 있었다. 한밤중에 그림자라니! 주위는 충분히 어두워 졌지만 내가 평소에 관측할때와는 전혀 다르게 하늘이 환했고 시리우스(Sirius)나 리겔(Rigel)정도되는 밝은 별밖에 보이지 않았다. 표류이탈을 해야 하는데 표류이탈을 할 만한 별 자체가 보이질 않아 포기하고 이런 저런 전선을 설치하고 망원경의 전원을 켰다.

날이 너무 밝으니 망원경 정렬도 쉽지가 않았다. 표적이 될만한 별이 보이기는 했지만 주위에 별이 거의 보이지 않아 내가 제대로 표적을 잡은 것인지도 명확하지 않았고 어찌어찌 정렬을 하기는 했는데 제대로 된 것인지도 알 수 없었다.

문제는 이것만이 아니었다. 또 가이드 카메라가 말썽을 부렸다. 계속 노이즈만 보였고, 화면에 별이 제대로 보이지도 않았다. 몇 번 시도를 하다 도저히 안될 것 같아 가이드 카메라를 제거하고 아이피스를 끼워 플레이아데스 성단(Pleiades cluster)를 찾았다. 제대로 찾은 것은 맞았지만 또 문제발생. 아무리 기다려도 성단 주위의 뿌연 먼지구름이 보이지 않았다. 이건 달의 문제였다.
당황하면서도 혹시나 하는 마음에 오리온 대성운을 찾았는데 여기도 엉망이었다. 주망원경의 접안렌즈로 살펴봐도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상태.

결국 약 2시간 정도 계속 만지작 거리기만 하다 포기하고 달이나 찍고 집에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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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 이야 멍청이도 찍을 수 있을 만큼 밝았기 때문에 굳이 심우주 촬영용 카메라를 사용할 필요도 없었고, 스마트폰 어뎁터를 써서 간단하게 촬영했다.

문제점

  1. 망원경의 배선 문제
    천체망원경에 엄청나게 많은 전선이 연결된다. 우선 마운트 전원선, 카메라 전원선, 그리고 콘트롤러 케이블, 가이드 카메라 케이블, 주 카메라 케이블. 이것들이 이리저리 엉켜버리니 망원경이 움직이는데 심각한 문제를 야기했다. 특히 망원경은 계속 움직이는 물건이라 충분한 이격도 줘야하고 움직이면서도 엉키는 것이 없어야 하니 충분히 긴 케이블들을 천체망원경 마운트 부근에서 여유을 많이 줘서 고정해야 할 것 같았다.
  2. 가이드 카메라 문제
    솔직히 말해서 이놈의 카메라는 지금까지 제대로 작동한 적이 없었다. 아니, 작동을 제대로 하는지 확인할 방법이 없었다고 할까? 나름대로 몇 번 시험삼아 작동을 시켜봤는데 언제나 화면에 심한 노이즈만 보이고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 이게 추적 소프트웨어의 문제인지 카메라 자체의 문제인지 확인할 길이 없었다. 특히 가이드 스코프와 연결한 후 초점 문제도 확인하지 못해서 정상작동에 대한 신뢰성이 0에 가까운 상태이다.
    시간이 될 때 집에서 아주 먼 대상을 상대로 초점 조절 및 가이드 카메라 작동여부를 확인해봐야 겠다.
  3. 만월을 간과한 점
    뭐 도시생활을 하는 내가 이 문제에 대해 깊게 생각해보지 않은 것이 당연한 것일수도 있다. 언제나 인공 불빛에 의존해 살았으니까.
    그런데 만월은… 정말로 하늘이 환해지는 경험이었다. 한밤중에 달빛만으로 그림자가 생기다니! 앞으론 날씨가 아무리 좋아도 만월일 때는 관측이나 촬영을 하겠다고 나가지 말아야 겠다.
  4. 별자리랑 별 이름을 좀 더 외우자

이 중에서 이번주에 1과 2번을 해결해야 할 것 같다. 특히 고질적인 2번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면 촬영은 불가능해 보이니 말이다. 1번의 경우는 집에서 천체망원경을 조립해서 움직임을 직접 확인하며 조절할 필요가 있어보이긴 하지만… 정 안되면 어느정도만 해놓고 필드에서 추가 조절을 해야하지 않을까 싶다.

…..벌써 수차례 출사를 나갔는데 아직까지 제대로 된 사진 하나 못 얻은 상태라 좀 자괴감도 들고 무력감도 느끼고 그랬다. 뭔가 방법이 있어야 할 것 같은데, 예를들면 실제 사진작가를 만난다든가 말이다. 돌파구가 필요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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