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곤하면 잠을 못 자는구나

이번주의 제일 힘든 날이 지나갔다

어쩔 수 없는 일이라고 생각하지만, 아침에 아무것도 못 먹고 수술에 들어간 것은 폐착이라고 할 수 있겠다.
어제, 아침 8시 30분 부터 저녁 5시까지 수술실에 있었다. 중간에 딱 30분 쉬고 물 한잔 못 먹고 계속 수술만 했다. 달랑 두 케이스였지만 둘 다 신경이 많이 쓰이는 수술이었다. 수술을 끝내고 비실비실 집에 와서는 아내가 강제로 먹이고 있는 샐러드를 먹고 샤워하고 그대로 잤다. 새벽 두시 반 정도 되어 한차례 깨고는 아침까지 잠들었다.

내과의사와 우리가 다른 부분을 잠시 생각해보면, 외과는 평소에는 멍때리며 가만히 있다가 수술을 하며 모든 에너지를 쏟는다는 점 아닐까 싶다. 그러니까 내과 의사들은 환자의 진단 부분에 모든 에너지를 쏟는 데이 트래이딩 방식이고, 외과 의사들은 수술할 때 모든 에너지를 쏟는 한 철 장사 같다는 느낌이다. 그리고 정말 성격 자체가 다르다고 느끼는게, 내과의사들은 꼼꼼하고 집요한 반면 외과 의사들은 앞 만 보고 달리는 레밍스 같은 느낌이라고 할까.. 실제로 만나서 이야기를 해보면 의식의 흐름이 극명하게 달라서 어려움을 느낄 때가 많았다.
뭐 누가 더 잘났고 누가 못났고의 문제는 아니라는 말이다. 그냥 모두 의사인데 각각의 스타일이 다르다고 보면 되는 거겠지. 그리고 이런 스타일은 자신의 성향에서 비롯된 것이라 고등학교 학생들이 ‘나는 XX과 의사 할래!’ 하는 것을 보고 있으면 조금 한심할 때도 있다. 이건 100% 직업이기 때문에 유행하는 과라고 지원했다가 적성에 맞지 않아 고통받으며 지내는 의사들을 여럿 보았기 때문이다. 어느 과를 하든간에 무조건 힘들고 스트레스 받는 것은 사실인데 맞지도 않는 옷을 입듯이 억지로 유행하는 과를 선택하는 것은 골병들어 일찍 죽는 지름길이라는 생각을 한다. 어차피 무슨과 의사를 하든간에 굶어죽지는 않는데 말이다.

아무튼. 흠흠…
어제는 너무 힘들었고, 아직도 그 여파가 남아있는데 내일 또 수술이다. 어제 수술한 환자의 수술이 아직 많이~ 남아있어서 당분간 계속 수술을 들어가지 않을까 싶다. 다음주 명절인 것이 가장 큰 문제기는 하고 말이다. 참 이상하지? 유독 난 명절 전후해서 환자가 많고, 그러다보니 제대로 된 명절을 지내본 적이 거의 없다. 이것도 일종의 천성인가 싶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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