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바쁜 하루

큰 수술 하나와 작은 수술 하나, 그리고 외래 한 세션

오늘 내 일정이다. 아침 8시 30분 부터 큰 수술에 들어갔다 점심시간까지 수술을 하고, 그 다음엔 외래가 있다. 그리고 외래가 끝날 즈음에 다시 수술실에 올라가서 작은 수술 하나를 끝내야 한다. 생각보다 빠듯하고 바쁜 하루가 될 것 같다. 거기다 내일은 외래가 있어서 출근을 해야 하고, 주말 내내 콜 당직(응급실 전화를 받고 전원/입원등을 결정하는 것)이다. 원래 이렇게 바쁘지 않았는데 요 며칠간 너무 바쁘다.

대충 2주 전이다. 2주 전에 화상 중환자가 같은 날 두 명이나 왔고, 그날부터 지금까지 계속 바쁘고 스트레스 받는 나날의 연속이 되었다. 뭐 마음으로는 내 전문분야니 어쩔 수 없다고 느끼면서도, 가급적 스트레스를 피하고 싶은 생각이 강하니 의무와 욕망 사이의 괴리감을 느끼고 있다. 그래도 환자가 사망하는 것 보단, 그리고 다른 병원 가는 것 보단 내가 치료하고 보는게 맞다고 생각해서 열심히 하고는 있지만 제대로 쉬지 못하는 것은 좀 힘들다. 특히나 이번주 처럼 어제 당직콜 받고, 주말내내 당직콜에다 토요일 외래도 있고 수술이 꽉 잡혀있는 일상은 답답하기 그지없다. 뭐… 돈을 많이 주겠다고 병원에서 그러니 그려러니 하며 받아들이고 있지만 언제나 드는 생각 : 나이들면 혼자서 화상 중환자를 보는 것에 무리가 있을 거라는 생각은 계속 하고 있다. 그래도 돈을 많이 주니까 감사하는 마음으로 꾸준히 일해야지 뭐.

대학 교수들은 나보다 배로 바쁘고 논문쓰고 학생 교육도 해야 하는데 어떻게 살까 가끔 생각해본다. 외래보고 수술하고 학생 교육용 자료 만들고, 시험이나 과제물 확인도 하며 밤에는 연구도 하니까 정말 자기 시간이 없을 텐데 말이다. 삶의 질이라는 것을 포기하고 살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했다. 혼자 생각이지만 자신의 일에 대해서 소명의식을 갖고 내가 아니면 안된다는 생각이 없으면 이렇게까지 살지는 않을 것 같다. 그렇게… 살고 있는 거겠지? 뭐, 나와는 상관없는 일이다. 다만 모든 사람이 자신의 시간을 더 많이 갖기를 빌 따름이다. 자신의 모든 것을 포기하며 일에 매달리는 것은 무리라고 생각하니 말이다.

그나저나 오늘 수술이 엄청나게 잘 되어서 환자 상태가 쑥쑥 좋아지면 좋겠다. 진짜 쑥쑥쑥쑥! 좋아져서 다음주 주말 정도에는 일반병실로 나갈 수 있기를 빌 따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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