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 약 약

요즘 알러지성 비염으로 고생이다

나이 40이 되어서 뜬금없이 시작된 비염으로 고생이 많다. 요즘은 툭하면 코가 막히고 콧물이 줄줄 나온다. 특히 그저께 따뜻하게 잠을 자지 못한 이후로 제채기까지 심해져서 완전히 비염 환자가 되었다. 스스로에게도 웃기지만 추운 곳에 나가게 되면 비염이 더 심해지니 별을 보러 갈 때는 고생이 심할 것 같다.
아무튼 요즘 비염약 때문에 항상 멍한 상태이다. 아침에도 식사 후에 비염약을 하나 먹었는데 운전을 끝낼 즈음부터 슬슬 멍해지기 시작하더니 지금은 온 몸이 나른한 것이 마치 잠이 올 것 같은 기분이 되었다. 오늘도 해야할 일이 잔뜩 있는데 어떡해야 할 지 모르겠다.

어제는 집에 있다가 마취과 정과장님에게 문자를 받았는데 우리과가 1월달부터 다시 당직을 서기로 했다는 소문이 돈다고 했다. 으응? 병원에서 자신들의 희망사항을 루머로 만들어 뿌리기 시작한 걸까? 개인적으로는 좋지 않은 신호라고 느껴져 밴드에 올렸는데 주임과장님의 댓글이 가관이었다.

“12월내 당직에 대한 수당관련 병원측 입장이 정해지면 설수도 있겠죠. 1월 외과 당직해결하기를 원했으나 타서나 노조와 해결 안되는 일이 많던지..조율이 되어야겠죠.”

무슨 말이지? 기본적으로 당직을 서겠다는 뜻인가? 근데 당신은 당직 안 서잖아. 갑자기 최근 읽었던 책의 글귀가 생각났다. ‘사람은 문제에서 멀리 떨어져 있으면 있을 수록 윤리적이 된다’.
난 당직설 생각이 없는데? 지금 임금에서 추가로 더 주게 된다면 그것도 감사히 받으며 전혀 설 생각이 없는걸. 임금을 확실히 더 챙겨주는게 아니라면, 노동자의 입장에서 당직을 서는 것이 이득이 된다 느껴지지 않는다면 지금 임금인상분으로도 충분하다 생각하기 때문에 당직 설 생각은 전혀 없다. 오히려 당직은 서지 않고 노조 만들어서 임금이나 더 올려달라고 하는 것이 합리적일 것 같은데 말야.
더군다나 1월에 임금 결정나고 그 임금으로 일하게 되면 2020년에 임금협상을 다시 해야 하는데 그때까지 가능한한 일을 덜 해서 수익을 아슬아슬하게 유지하는게 2020년에 더 안정적인 임금수준을 보장받을 수 있는데 무슨 말인지 모르겠네. 윤리적으로 도덕적으로 외과의사가 당직을 서는 것이 맞다고 생각한다면 그냥 당신이 서시던지. 뭐 화가 나는 것은 아니지만 뒤편에서 무슨 이야기가 오고갔는지 상당히 의심스럽다고 할 수 밖에 없겠다. 특히나 우리가 요구한 것도 아닌데 시작된 이 계약직 전환 문제는 아직까지도 나에게 의심이 들게 하는 부분이 많아 더욱 그렇다.

합리적인 의심.
그 말이 계속 생각나는 아침이네.
아무튼 난 이런 문제와 조금 떨어져서 논문에 대한 리뷰 답변을 준비해야 한다. 가능하면 이번주 안에 모든 답변을 준비하고 그에대한 내용을 영어로 부탁해서 해결을 해야 한다. 이것만 해도 신경이 많이 쓰이는 부분이라 앞으로 당직 문제에 대해 어떻게 이야기해야할 지 잘은 모르겠지만 지금 상황에서 내 생각은 다소 명료한 것 같다. 일단 사직서를 먼저 쓰기 때문에 뜬금없이 당직 이야기가 나오고 무조건 서야 한다고 주장하면 그냥 그만 두겠다고 할 생각이다. 앞으로 어찌될 지 잘은 모르겠지만, 잠시 쉬었다 일을 시작하는 것도 나쁘진 않겠다는 생각이 들고 말이다. 그동안 당직 서면서 발생한 수많은 개인적 문제들을 해결하며 조용히 쉬는 것도 나쁘진 않다는 생각이 요즘 자주 든다. 물론 다른 곳으로 옮기게 되면 지금보다 더 나쁜 환경에서 일할 수도 있겠지만 내 인생을 돌아봤을때 그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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