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 보고 왔음요

저녁 5시 정도에 위성사진을 봤는데 아무래도 구름이 걷힐 것 같았다. 아내에게 이야기 하고 달을 보러 출발했다. 뭐, 달은 기본이고 다른 것을 볼 수 있으면 보려고 출발한 것이지.

1시간 반 정도 차를 몰아 내가 가는 관측지에 도착했고, 하늘이 거의 걷힌 것을 보곤 뛸듯이 기뻐 장비를 설치하기 시작했다. 삼각대를 설치하고 암적응이 끝나기를 기다리고 북극성이 보여서 바로 극축 망원경을 들여다 봤는데 이상하게 아무것도 안보이는 것이었다. 한참 만지작 거리다 아예 극축 망원경을 꺼내서 들여다 봤더니 초점이 안맞음. ㅡㅡ; 얼마전에 괜히 궁금해서 그걸 만지작 거리다 내가 초점을 망쳐버린게 분명했다. 잠시 따로 꺼내 만지작거린 후 모처럼 극축을 맞추고 경통을 얹었다.

망원경의 정렬도 잘 되어서 뿌듯한 마음을 품고 마지막으로 표류이탈을 시작했는데 희한하게 그것도 그럭저럭 잘 되는 것이었다. 기분좋은 마음에 카메라를 연결하고 들여다 보며 CCD카메라로 사진을 찍으려고 했음.

어…? 아무리해도 초점이 제대로 맞지 않는 것이었다. 혼자 이리저리 만지작 거리다 아무래도 안될것 같아 몇 가지 장비를 뜯어버리고 간신히 초점을 맞출 수 있었다.
그래…. 일단 작동도 했고 사진도 찍었는데 사진을 찍으면서 알게 된 중요한 사실은, 아무리 정렬을 신경쓴다 하더라도 기계 자체의 오차는 어마어마 하다는 것. 왠만한 영상은 가이드 망원경과 추적 카메라가 없으면 끝임없이 대상의 촬영 위치가 바뀐다는 것을 알았다. 극축 정렬을, 심하다 싶을 정도로 해야 별 문제가 없는가보다.

firstMoon
내 인생 첫번째 사진

그래도 위와 같은 사진을 한장 얻었다. 잘 보면 초점이 잘 안맞는데 이럴수밖에 없었던 것이, Off-axid guider를 쓴 것도 아니고, 모니터 화면에 나오는 영상을 보고 초점을 맞추는데 끝임없이 달 추적에 실패했고 놉(knob)을 돌릴때마다 화면시 심하게 흔들려 제대로 할 수가 없었다.
아무튼 다시 사진 한장을 더 찍었고 그렇게 오늘의 천체관측도 끝이 났다.

firstMoon01
내 인생 두번째 천체사진

어쨌거나 고생도 하고 실망도 많이 했지만 몇 가지 중요한 사실을 깨달았다.

  • 안시관측이나 천체사진 촬영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바로 ‘날씨’였다. 날씨가 안좋으면 정렬이나 추적이 매우 제한적으로 진행될 수밖에 없는 것이었고, 이로인해 내가 원하지 않는 사진을 많이 찍거나 정작 촬영할 시간을 놓쳐버리기 딱 좋았다.
    아무튼 천체사진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은 날씨라는 것을 깨달았다.
  • 긴 발열패드가 작동을 제대로 하지 않았다. 거기다 전선의 길이도 짧아(2m는 되었는데) 촬영할 때 여간 불편한 것이 아니었다. 아무래도 긴 녀석은 다시 만들어야 할 것 같아서 재료랑 이것저것을 준비하기로 했다. 특히 발열패드엔 가변저항은 떼어버리고 20W정도 출력이 되게 만들며 전원선을 패드방향에서 90º정도 틀어놔야 사용이 수월하다.
  • 극축망원경의 초점을 내가 틀어놓았던 것 같다. 이걸 주간시간에 어떻게든 제대로 맞춰야한다.
  • 관측을 하러 가기전에 미리 대상에 대한 충분한 공부를 하고 가야지 관측이 재미있을 것 같다. 공부를 더하자.
  • 극축정렬의 기법을 더욱 더 열심히 연습해서 더욱 정밀하게 할 수 있도록 노력하자 .
  • USB 3.0으로 리피터가 달린 케이블을 5m이상 준비하자.

이상이 이번 관측의 소감이다. 집에가기 직전에 군인 아저씨들이 또 여기서 뭐하는지 물어봤고 다음에는 조금 더 조리있게 이야기해 줄 생각이다.

음… 파인더 스코프는 새로 사는게 낫지 않을까 고민중이다. 정렬을 하기에는 나사 두개 가지고는 영 불편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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