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구름가득 하늘

한국의 청명일은 10~20일 뿐이라고 한다

한… 일주일동안 출발 계획을 짜고 하루에도 몇 번씩 일기예보를 들여다 봤다.
책을 읽다가 알게된 사실인데, 한국은 청명일이 극히 적은 나라라고 한다. 다른 말로 구름도 자주 끼고 그것때문에 비도 잘 오는 나라라는 말이겠지만, 한밤중에 짐을 싸들고 별을 보러 떠나는 내 입장에서 구름이 끼어있으면 실망감이 폭발한다.

저녁 8시 정도에 간신히 도착하고 하늘을 봤을땐 그래도 구름이 많지는 않았다. 하지만 신기하게도 극축정렬을 시작하면 꼭 구름이 몰려와 북극성을 가려버린다. 오늘도 마찬가지였고 또 세 시간 가량 기다리다 지쳐서 짐을 싸고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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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 1시간만에 구름이 이렇게 몰려왔다

당연히 자연은 인간 한 명 따위에게 악의를 가지지 않으니 “왜 내가 장비만 설치하면 구름이 오냐?!”는 나의 단순한 섭섭함 때문이겠지만 희안할 정도로 구름이 많이 몰려오는 것은 사실이다.

첫 한 시간동안 극축 정렬을 시도하려고 몇 차례나 낑낑거렸는데 도저히 구름때문에 별이 보이지 않아 포기하고 달을 보기위한 준비를 했다. 사실 준비라고 할 것 까지도 없는 것이, 경통 설치하고 하늘을 바라보기만 하면 되니까 간단한 일이었다. 단지… 제대로 정렬이 되지 않은 망원경은 대상을 화면 가운데 정렬시키고 나면 엉뚱한 쪽으로 트래킹을 진행해서 매번 버튼을 이쪽 저쪽 눌러가며 쫓아다녀야 했다. 어쩔 수 없는 일이지. 그러다 그냥 달만 보고 갈 수는 없다 싶어서 스마트폰을 접안렌즈에 대고 사진을 한장 찍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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찍으려고 우물쭈물 하는 동안 달이 또 도망갔다

구름때문에 뿌옇게 보이는 달을 간신히 한장 찍고, 또 짐을 싸서 돌아왔다.

천체관측에 대한 대부분의 책은 별을 보는 즐거움에 대한 글들을 쓰고 있다. 밤하늘에 쏟아질 듯 퍼져있는 별들을 보고 망원경으로 성운이나 은하를 보며 그 아름다움을 즐기는 취미라고들 이야기한다. 하지만… 요즘 나는 그것보다는 기다림의 즐거움이 아닌가 싶다. 사실 무슨 취미를 가지든 한계효용 체감의 법칙은 적용되는 것이고, 무엇을 하든지간에 실증을 느낄 시점이 있을 것이다. 하지만 천체관측은 그런 실증을 느끼기 위해 엄청난 기다림이 필요한 것 같다. 구름도 없어야 하고 광공해도 없는 지역을 찾아다니고, 기다리고, 그런 인내의 시간 끝에 마침내 별을 바라보게 되는 것 같다.

비록 이번에도 실패를 했지만 (망원경을 사고 나서 세번 중 두 번이 실패) 그래도 기다릴 마음이 생긴다. 집에 혼자 앉아 성도를 살피고, 인터넷을 뒤져 언제 올지 모를 맑은 날을 기다린다. 그리고 장비를 살피고 뭐 그런다.

이번에 별보러 가서 하나 배운 것이 있다. 관측지를 좀 더 많이 알아봐야 겠다는 것이다.
현재 내가 다니는 곳은 지대도 높고 주위에 불빛도 없는 것이 장점이지만 언제까지 여기서 관측을 할 수 있으리라고 생각할 수도 없고, 운전시간이 너무 길어 사고의 위험도 있기 때문이다. 근처에 빛이 없고 안정적인 관측지를 좀 더 알아봐야 겠다는 생각을 했다.

아… 이건 마지막으로 내 망원경 사진이다. 그냥 집에가려니 너무 아쉬워서 플래시 쌈박하게 터뜨리고 한장 찍었다.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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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lestron Advanced VX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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