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체관측이 나에게 좋은 점

밤에 별을 보러 밖에 나가본 적이 있는지 모르겠다

아무도 없는 밤에 혼자 별을 보러 나가 본다. 이미 겨울이 가까워진 시점이라 6시만 되면 주위에 아무 것도 보이지 않고 오직 자동차 전조등에 의존해 관측지까지 가야 한다. 도착한 관측지에선 인공적인 빛이라고는 내 자동차의 전조등 불빛 밖에 없다. 그렇게 도착한 곳에서 별을 보기 위한 준비를 하고 하늘이 맑아지기를 기다린다.

아무것도 보이지 않고, 어떤 것도 내 눈을 거슬리게 하는 것이 없다. 주위는 가끔 들려오는 동물의 울음소리 뿐이고 내가 시끄럽게 움직이거나 렌턴을 켜지 않는 이상 고요하고 가슴을 꽉 조이는 어둠밖에 없다. 이게 내가 별을 관찰하기 위해 나왔을 때 느끼는 감정이다. 조용하고, 어둡고, 그래서 아늑한 느낌.
사실 별을 관찰한다는 것이 고가의 망원경과 대단한 장비를 갖추고 있다 하더라도, 아이피스에 눈을 대보면 보이는 영상은 그저그런 작은 반짝이는 점 하나가 전부이다. 별이라는 것은 너무나 멀리 있기 때문에 천체망원경으로 200배 확대를 해도 점이고, 400배 확대를 해도 점이다. 그럼에도 천체망원경을 사용하는 이유는 그 점이 조금 선명하고 더 밝게 보인다는 정도가 아닐까 싶다.

아무튼 내게 천체관측은 ‘혼자 있는 즐거움’을 선사하는 취미가 아닌가 생각한다. 아무도 없고 고요한 곳에서 다른 사람의 눈 따위는 신경쓰지 않아도 되는 상황에서 마음껏 내가 원하는 일을 하는 것이 천체관측의 묘미인 것 같다. 물론, 조금 재주가 늘어 황도 12궁의 별을 모두 관찰한다거나 메시에 목록에 있는 성운들을 관찰한다거나 NGC 목록에 있는 것들까지 모두 관찰할 수도 있고 때로는 기능이 좋은 카메라를 이용해 이런 별자리들은 예쁘게 촬영하는 것도 하나의 기쁨일 것이다.
사실 그냥 혼자 있어서 좋은 것 같기도 하다. 사람들에게 치이며 있을 필요도 없고, 다른 사람이 만들어내는 평범한 자극 – 소리, 빛, 움직임 – 도 보이지 않는 상황에서 오직 나 자신만 바라볼 수 있어서 좋은 것 같다. 그렇게 혼자 있으면 많은 생각이 떠오르고 떠오른 생각에 대해 이것 저것 깊은 고민을 해볼 수 있으니 말이다.

아무튼, 나에게 별보기는 꽤나 좋은 취미인 것 같다. 돈이 많이 든다는 것 빼곤 말이다.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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