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란다 안테나용 브라켓(마스트) 설치

지상고가 그 지상고가 아니었어?

이해를 잘 못 한 것이겠지요

지난 블로그를 보신 분들께서는 아시겠지만, 저는 RD-S106 안테나를 구입해서 7MHz 단파 교신을 시작하려고 했습니다. 그런데 아무리 노력해도 7MHz에서 SWR값이 내려가지를 않는 것이었습니다. 이 문제에 대해 아마추어 무선 연맹에 여러번 질문을 드려봤고, 결론은 이랬습니다.

지상고라는 건 ‘안테나가 공중에 얼마나 떨어져 설치가 되어있느냐’로, 평지에서는 지표면에서의 거리이고 아파트 난간에서는 난간에서 안테나까지의 거리이다.

그림으로 설명하면 아래와 같습니다.

결국 ‘지상고’에 대해 다시 생각해보면 지상고란 ‘안테나가 주위의 방해 없이 자신의 특성대로 전자기 패턴을 형성할 수 있는 공간’이라고 할까요? 대부분의 안테나가 벨런(Balun)을 중심으로, 또는 안테나의 첨단을 중심으로 방사패턴을 만들어 내는데 이때 주위의 방해없이 만들 수 있는 최소한의 반지름이라고 이해를 했습니다.
결국, 제가 설치한 베란다 난간에 직접 연결한 안테나는 이런 공간이 충분히 형성되지 않아 제대로 작동을 할 수 없는 것이 아닌가 이해를 했지요. 제가 11층에 사니까 아파트 1층의 높이 3m x 11층 = 33m는 말도 안되는 지상고라는 것을 알게 되었답니다. (매우 부끄럽습니다. 그렇게 변경신청을 냈으니까요. ㅠㅠ)
아무튼 지상고에 대한 이해와 함께 많은 선배 OM님들께서 제 안테나 설치의 문제점에 대해 지적을 해주셨고 동시에 해결책을 알려주셨습니다. 요점은 ‘가능한 한 안테나를 난간에서 멀리 띄어서 공간을 만들어라!’ 였습니다.

이 이야기를 듣고 이런 저런 재료를 사서 작업을 시작하게 되었답니다.

기본 제작 방침

 아파트에 사시는 분들은 아시겠지만 베란다 아래를 내려다보면 화단이 있습니다. 이 화단은 우리가 자연과 더불어 살 수 있도록 준비해 준 배려가 아니라 베란다에서 무언가 떨어졌을때 길가던 행인이 낙하물에 맞아 다치지 말라고 해 놓은 것이 진짜 이유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실제로 최근에 재미로 벽돌(?!)을, 또는 쓰레기등을 버렸다가 그게 지나가는 행인을 다치게 한 사건이 많았지요.
저 역시 아마추어 무선을 취미로 하는 것인데 저의 잘못으로 남들이 다치게 되는 것이 너무나 싫어서 아래의 방침을 정했습니다.
  • 낙하사고에 대한 안전을 최우선으로 하자
  • 만약 추락하게 되더라도 화단 내에서 해결되도록 하자
  • 윗층과 아랫층의 사람들이 안테나에 대해 불편감을 느끼지 않도록 만들자
단단한 지지기반이 없는 상태에서 수평으로 설치된 안테나는 바람에 의해 좌/우로 영향을 많이 받을 거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거기다 안테나 자체가 난간을 기준으로 허공에 떠 있는 형태이다 보니 난간 자체에도 바깥으로의 힘이 많이 작용할 것이구요. 이 문제에 대해 이런 저런 생각을 해보다 다음의 디자인 그림을 그려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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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은 간단합니다. 우선 베란다 난간에 수직 지지대를 설치하고, 단단하게 고정합니다. 수직으로 세워진 지지대를 기준으로 가로 고정대를 설치하고, 그 고정대의 말단에 안테나를 설치하는 구조입니다. 수평 길이가 길면 길 수록 (지상고가 높으면 높을 수록) 안테나에겐 유리하지만 2m이상 수평으로 나아가게 되면 무게중심이 너무 밖으로 치우쳐져서 길이는 1.5m내외로 하기로 했습니다.

위 그림에 대해 좀 더 구체적인 안테나 지지대를 그려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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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수직 지지대

 수직 지지대를 U볼트로 알루미늄 판에 고정합니다. 그리고 알루미늄 판과 판을 난간을 사이에 두고 단단히 고정해 줍니다. 이때 수직 지지봉이 빠져나가지 않도록 U볼트의 위/아래 부위에 구멍을 뚫어 전산나사(머리가 없는 볼트/나사)를 삽입해 줍니다. 이렇게 하면 설사 지지봉이 알루미늄 판에서 위/아래로 밀린다고 하더라도 나사에 의해 고정이 됩니다.
이렇게 고정한 수직 지지봉 전체를 다시 와이어로프(강철 와이어)로 난간과 고정해 줍니다. 이 고정은 안전을 대비한 고정으로, 전체 안테나 지지대가 난간에서 떨어져 나가더라도 와이어 로프에 의해 난간에 매달리도록 해 주는 것입니다. (3.18mm 와이어 로프는 680kg정도의 하중을 견딜 수 있거든요!)

2. 수직/수평 지지대의 접합부

 수직/수평 지지대의 접합부는 알루미늄 판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수직 지지대의 고정과 마찬가지로 U볼트와 전산나사를 이용해 단단히 고정해 주고, 수직 지지대의 끝 부분과 가로로 위치한 U볼트를 지지대로 해서 수평 지지대를 고정하는 형식입니다.

3. 수평 지지대

 수평 지지대는 끝부분에 안테나가 고정될 알루미늄 봉 입니다. 자체는 수직 지지대의 접합부에 U볼트와 수직 지지대의 끝 부분에 걸치는 형태가 되고요, 대신 앞으로 기울어짐을 방지하기 위해 몇 가지를 추가했습니다.
  1. 수직 지지대쪽 1/3부위에 수직으로 구멍을 뚫어 두 지지대의 접합부와 와이어 로프로 고정을 합니다. 이것은 만에 하나 U볼트가 부셔져 수평 지지대가 밑으로 떨어지더라도 로프에 의해 매달리도록 하는 역할입니다.
  2. 수직 지지대쪽 2/3부위 (먼 쪽)에 가로로 구멍을 뚫어 좌/우로 수평 지지대를 붙잡아 줄 수 있도록 아이너트를 끼울 자리를 만들었습니다. 이 아이너트를 이용해 좌우에서 난간에 와이어 로프나 낙하산 줄로 묶어주면 좌우 흔들림을 막을 수 있습니다.
  3. 수평 지지대의 끝부분(난간쪽)에 수직으로 구멍을 뚫어 아이너트를 하나 설치합니다. 이것은 수직 지지대를 기준으로 수평 지지대의 안쪽과 바깥쪽의 무게중심을 잡기 위해서 설치하는 것입니다.

제작 시작!

 우선 재료를 구해야 합니다. 기본 재료는 알루미늄 파이프와 알루미늄 판입니다. 전화통화하신 OM님의 말씀을 듣고 을지로에서 구입을 했습니다. 구입한 알루미늄 판과 파이프에 구멍을 뚫었고요, 각각 조립을 시작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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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차 시도

사진을 보시면 아시겠지만 아직 만드는 중입니다. 알루미늄 판에 구멍을 6개 이상 뚫어서 U볼트를 체결할 위치를 잡은 것이고요, 이 구멍을 통해 파이프와 알루미늄 판을 고정했습니다. 사진에서는 이상해 보이지 않지만 큰 문제가 발생했습니다.
U볼트는 모두 규격 제품으로 나오는데, 제가 특정 U볼트 제작회사의 제품만 믿고 샀다가 U볼트의 길이가 짧은것을 알게 된 것이지요. 다시 말해 U볼트 만으로 현재 사진에 보이는 알루미늄 판과, 난간의 반대쪽에 설치할 알루미늄 판까지 U볼트가 닿지 않는다는 것이었습니다!

결국… 전산나사를 사용하기로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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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산나사용 구멍 뚫기

가운데 U볼트를 고정하는 곳을 제외하고 주변으로 전산나사가 들어갈 수 있는 구멍을 뚫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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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개의 알루미늄 판을 전산나사로 체결

대충 이런 식이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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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차 시도

전산나사로 앞/뒤 판을 고정해서 수직 지지대를 고정했습니다. 또… 문제가 생겼습니다! 눈썰미 있는 분들은 아시겠지만 알루미늄 판이 단 하나의 난간대에 고정이 되어 수직축을 기준으로 좌/우로 돌 수 있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전 돈이 없고, 드릴질도 너무 힘들고.. 시간도 없고 해서 전산나사를 최대한 조여서 일단 심한 흔들림만 막을수 밖에 없었습니다. ㅠㅠ (나중에 다시 판을 사야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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접합부 제작

수직 지지대는 3개의 U볼트로 고정을 했고요, 접합부 알루미늄 판에 총 8개의 구멍을 뚫어 4개의 U볼트를 고정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그리고 수직 지지봉의 끝부분에 수평봉이 올라탈 수 있도록 했습니다.

그럼 이제 수평 지지봉을 만들어 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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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게중심용 아이너트 삽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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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우 흔들림 방지용 아이너트 삽입

크게는 위의 구멍이 전부 입니다. 첫번째 사진에 보이는 아이너트는 하나는 접합부 알루미늄판에 와이어 로프를 고정하기 위한 것이고, 다른 하나는 수평 지지대의 무게중심을 맞추기 위해 추를 설치하기 위한 것입니다.

두번째 사진에 보이는 아이너트는 좌/우로 위치하는데 베란다 양측에 낙하산 줄을 묶어 수평 지지대가 바람에 의해 좌/우로 흔들리는 것을 막기 위해서입니다. 처음에는 양측의 흔들림 방지 고정을 와이어 로프로 하려고 했으나 와이어 로프는 그 자체가 무게가 무거운 점, 그리고 수평 지지대는 베란다 난간보다 높은 위치에 고정되는 점을 생각해 아랫쪽으로의 벡터를 줄이기 위해 낙하산 줄로 정했습니다. 낙하산 줄은… 뭐 인터넷에서 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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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스코 파라코드(낙하산줄)

최대 장력 230kg까지 견디기 때문에 큰 문제는 없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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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평 지지대 끝에 설치한 무게추

수평 지지대를 설치한 후 끝 부분에 무게추를 설치해 앞으로 기울어지는 것을 방지했습니다. 마침 제가 14kg짜리 케틀벨이 있어서 그걸 추로 이용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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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테나의 설치

수평 지지대는 앞/뒤로 당겼다 뽑았다 할 수 있어 지지대를 당겨 안테나를 위와 같이 설치하고 다시 밖으로 뽑아 고정했습니다. 이때 동축 케이블은 알루미늄 파이프 내부를 통해 연결했습니다.

여기까지 다 끝내고 좌/우 흔들림 방지 고정을 해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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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치 형태

 

그럼… 이제 테스트를 해봐야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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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뉴얼 튜닝

리그에 걸리는 메뉴얼 튜닝의 결과입니다. 7.052MHz에서 최저 SWR을 가지며 약 60kHz의 대역폭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교신이요…? 아아… 아무도 없더라고요. ㅠㅠ 그냥 설치까지 하고 끝냈습니다. 잠들기 직전에 중국인들의 교신소리를 조금 듣기는 했는데 뭐…
후기
저와 자주 교신하시는 DS1AAK OM님의 말씀대로.. 일단 저질러 버렸으니 최대한 잘 쓸 수 밖에 없다는 생각으로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제 기준에선 엄청난 작업을 하는 동안 한 가지 생각이 들었답니다.

“이렇게 크고 아름다운 지지대를 만들 거라면 차라리 역 V형 (Inverted V) 다이폴 안테나를 설치하는게 낫겠다”

네.. 그렇습니다. 베란다의 횡폭을 최대한 이용하면 40m까지는 모르겠지만 그 이하 크기의 다이폴 안테나는 설치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러니까… 수평 지지대를 베란다의 중간에 위치시키고, 난간의 양쪽 끝에 연결하는 형식으로 하면 역 V형(Inverted V)이 되니까요.. 그 쪽이 훨씬 대역폭도 넓고 효과적인 교신이 가능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했습니다.

선배 OM님들은 다 아시는 이야기지만, 아마추어 무선은 리그(Rig)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안테나(Antenna)가 훨씬 중요한 것이었습니다. 그리고 전 안테나를 너무 쉽게 생각했고요.. 이미 저질러 버렸고, 시작은 했으니 어떻게든지 잘 이용해 보려고 합니다.

그리고 일정 시간이 지나면 다이폴 안테나를 설치하겠지요. ㅋ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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