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도 힘내자

오늘 새벽 1시에 수술 들어가면서 많은 생각을 했다

별다른 것은 아니었다. 그냥 급성 충수염(맹장염) 환자였는데 밤 11시 30분에 연락이 와서 마취과에 이야기하고 수술준비하니 새벽 1시가 되었다.
보통 이렇게 늦은 시간에 수술을 하게 되면 수술 전까지 잠을 자는 경우 일어나지 못할 수가 있어서 그냥 깨어있는 상태로 기다리는 경우가 많다. 이번에도 역시 잠을 자지 않고 기다렸고 잠깐 졸다가 간신히 몸을 일으켜 수술실로 갔다. 전문의실에서 수술실을 가기위해 계단을 내려가는데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피곤하다

요즘은 그럭저럭 수면 시간에 신경쓰고 있고 약간의 운동도 하고 있어서 괜찮다고 생각했는데 아무래도 감기기운이 있으며 몸이 안좋아진 것 같았다.
언제까지 이렇게 당직을 설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문득 들었고, 더 당직을 서기 어려워 지면 이 직장을 그만두는게 낫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했다. 올해가 11년차였다. 이 병원에서 만 10년을 지냈다. 그 동안 끝도 없이 당직을 섰고 야간에 이런저런 환자로 수술을 하는 경우도 많았다. 나름대로는 열심히 했다고 생각하고 벌써 10년이라는 세월이 흘렀다는 사실에 놀랐다. 그만큼 반복적인 야간 근무에 지친 것도 사실이고. 아직은 잘 버티고 있지만 어느 시점이 되면 야간에 전화받고 일어나는 것도 힘들어 지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언젠가는 야간 수술에 집중력이 떨어져서 사고가 날 수도 있겠다는 생각도 들었고. 뭐 나도 사람이고 천천히 늙어가는 것이 사실이니 어쩔 수 없겠지.
아무튼 이런 고민을 하며 수술실에 갔고, 다행이도 아무 문제없이 수술은 잘 끝냈다.

최근 많은 일들이 날 힘들게 했다. 가정사로 인해 정신적 스트레스가 심했고, 천체사진 촬영도 잘 되지 않아 그만둘까 고민을 했고 말이다. 뭐가 잘 안되기 시작하니 끝임없이 자신감이 깎여 나가는 것을 느끼는 것도 힘이 들었다.
사람이 웃기는게, 자꾸 힘들다 생각하기 시작하면 점점 더 힘들어 지고 모든 일이 하기 싫고 힘이 빠지는 법이다. 그래서.. 당직근무 마치고 집에 돌아와 한참을 고민하다 다른 천체사진가의 유튜브 동영상을 봤다. 영어라 완전히 알아듣지는 못했지만, 실패해도 참을성 있게 꾸준히 시도하고 노력하라는 내용이었다.

그냥.. 아직 할 수 있을때 열심히 해보고 노력해보는 수밖에 없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차피 달리 방법도 없으니까. 직장을 바꿔볼까 생각을 해도 지금 내가 받는 월급보다 더 많은 돈을 받을 곳도 딱히 없어 보이고 힘들어도 당직을 아예 못 서는 것은 아니니까.
그리고 이번에 집을 산 것 때문에 돈도 없어 장비를 바꿀 수도 없으니 그냥 가진거로 열심히 해 보는 수밖에 없고 말이다.
뭐 그런거다. 삶이라는게 처음에는 내가 원하는 대로 살아지는 것 같다가도 어느순간에 돌아보면 그 동안 내가 벌여놓은 일들과 상황이라는 문제가 겹치며 아무것도 할 수 없는, 달리 방법이 없는 상황이 오는 거지 뭐. 이렇게, 이사람 저사람 모두 그냥 살고 있는 것 뿐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조금 슬프지만, 이렇게 마음을 비우고 앞으로 나아가는 수밖에 없는 것 같다.
이게 삶인가 보다.

천체 촬영에 고민이 생겼다

적도의의 흔들림이 너무 심해졌다

처음에는 내가 극축정렬을 제대로 못해서 PHD Guiding이라는 소프트웨어가 경악을 하는 줄 알았다. 이상하게 자꾸 경고메시지를 띄우고 가끔씩 별을 놓쳤다는 에러를 보냈으니까.
그런데.. 요즘들어 이상하게 경고 메시지가 많아 지더니 가장 최근(9월 말)에는 아예 추적에 실패했다는 경고를 띄우기 시작했다.

어째서일까? 혼자 이런저런 고민을 해 봤는데 뾰족한 답이 떠오르지 않아서 오늘 이 블로그를 통해 매일을 주셨던 전문가 분에게 메일을 드렸다. 어떤 답을 주실지는 잘 모르겠지만 솔직히 불안하다. 지금까지 내가 생각해 본 가이딩 실패 원인은 다음과 같다.

  • 극축정렬을 대충 하고 있다 : 게을러져서 대충하고 있을 지도 모르겠다
  • 케이블 뭉치를 케이블 타이로 통째로 묶어 경통 근처에서 나눠주고 있다 : 무게 중심을 흐트려서 그럴 수 있다
  • 적도의의 웜기어가 마모되었다: 이걸… 모르겠다

아무튼 이런 저런 고민들이 많이 들고 있고, 촬영을 계속 할 수 있을지 진심으로 걱정하고 있다. 제발.. 장비에 문제가 없는 것이면 좋겠다. 어디 검사를 맡길 곳도 없고, 별 추적은 제대로 안되니까 미칠 노릇이다.

그냥 그렇고 그런..

요즘 컨디션이 또 안좋다

그냥.. 아무것도 하기 싫고 계속 우울할 뿐이다. 어제부터 오늘 사이에는 살아서 무얼하나 하는 생각이 끝임없이 들어서 힘들었다. 일을 할 때나 부모님 집을 다녀올때도 계속 머릿속에서 ‘더 이상 살기 싫다’는 생각이 악마의 속삭임처럼 흘러들어와 그 생각을 무시하는데 많은 노력을 한 것 같다.
이상한 것은 예전엔 이런 생각이 계속 들면 잠도 안오고, 자도 계속 깨서 힘들었는데 요즘은 잠은 잘 오는데 이런 생각이 계속 든다는 정도일까? 아무튼 힘든건 마찬가지니까.

지난 월요일에는 기분이 하도 안좋아서 혼자 바다를 보고 왔다. 양양에서 조금 더 가면 있는 낙산해변이라는 곳이었는데, 거기서 한 시간 정도 있다 돌아왔다.

날씨만… 참 좋더라.
돌아오는 길에 순대국밥을 먹었다 속이 안좋아서 내내 고생하고… 아무튼 그랬다.

마음이 안좋은 이유를 알고 있지만 해결할 방법이 마땅치 않기 때문에, 아니 매번 이런 식으로 마음에 상처를 남기며 기대하고 포기하는 것을 반복하고 싶지 않아서, 이번에는 마음의 문을 닫아버린 느낌이다. 그래서 더 나아지지 않는 거겠지.
그냥… 씁쓸하다.

아무튼 그렇다.
요즘은.. 좋은 내용의 글을 쓸 수가 없네.

식사예절

기분이 안좋을때만 블로깅 한 지 좀 된 것 같다.

뭐.. 어디다 이야기할 곳이 없어서 그런 거겠지. 어제 저녁부터 기분이 나빠져 아침 내내 기분이 좋지 않다. 별 대수롭지도 않은 일일런지 모르겠지만 아무튼 그렇다.. 시간이 지나면 나아질 지 아니면 그대로 몇 달을 갈 지 잘 모르겠지만 모든 건 시간이 해결해 주는거니까.

시작은 정말 대수롭지 않은 일이었다. 저녁에 김치찌개를 만들어 아내와 아이에게 줬는데 아이가 젓가락으로 찌개를 휘휘 젓다 고기만 골라내 먹고 있는 것이었다. 아이에게 그러는 것은 좋지 않다고 이야기 했는데 아내가 ‘애기니까 그럴 수 있다’고 했다. 음.. 벌써 열 살인데? 이제는 식사 예절을 어느정도 알아야 한다고 내가 이야기를 했는데 아내는 ‘우리 아이는 밖에서 알아서 잘 하니까 괜찮다’고 했다. 내가 ‘아무리 그래도 예절이라는 건 배워야 아는 거지 안 배우면 모르는 거라’고 해도 무조건 괜찮다는 것이었다.

….내가 이상한 건가? 태어날 때부터 식사예절을 아는 어린이도 있나? 나라마다 식사예절이 다르다는 건 그게 본능은 아니라는 소린데? 대체 뭐가 괜찮고 상관없다는 건지 당췌 이해가 되지 않았다. 아이가 다섯살인 것도 아니고 이제 어느정도 자기 스스로 판단도 할 줄 알고 남의 이목이라는 것도 알고 있을 나이인데 열 살 짜리 아이에게 식사예절을 가르치는게 그렇게 이른 것일까? 아직도 잘 쓰지 못하는 젓가락으로 밥을 먹겠다고 그릇에 얼굴을 푹 박고 먹고 식탁에 온통 흘리고 먹는데다 반찬이 나오면 젓가락으로 온통 후빈 다음 고기만 꺼내 먹는데 그게 괜찮다는 거?
물론 나이가 어리니까 한 번에 하나씩, 하나가 고쳐지면 다음 것을 이야기해주는 식으로 하고 있었는데 아내는 내가 딸아이 식사 방법 가지고 뭐라 하는게 맘에 안드나 보다.
난 딸아이의 아빠가 아닌걸까? 이야기 하면 안되는 건가? 아직 그런거 배우기에 이르다는 말도 아니고 무조건 ‘우리 딸은 밖에선 잘 하니까 괜찮다’는 말은 대체 어떤 근거도 나오는 것인지..

그냥, 만사 다 짜증나서 ‘그럼 당신이 알아서 잘 키우라’고 하곤 일어나 버렸다. 그렇게 알아서 잘 할거라 믿고 있으면 아내도 알아서 잘 키우겠지 뭐.
아마, 아내는 끝까지 자기는 잘못한 것이 없고 나 혼자 잔소리하다 삐진거라고 생각하겠지. 지금까지 항상 그랬다. 단 한번도 내 이야기에 힘을 실어 준 적도 없고 자기가 잘못해도 미안하다 한 적이 없는 사람이다. 그냥 자기 맘대로 해 놓고 내가 지쳐 포기할 때까지 가만히 있는다.
이젠 진절머리 난다. 아내고 아이고… 그냥 내비두고 난 내 인생이나 살아야 겠다.

이상해진 일본

우리나라에 링링이라는 귀여운 이름의 태풍이 올라와 사람을 세 명이나 죽게하고 천천히 사라지고 있을때, 적도 근처에서 작은 태풍이 하나 만들어져서 올라오고 있었다.

파사이(Faxai)라는 태풍이었는데, 이 녀석은 일본으로 직진해서 올라왔다고 한다.
그리고 도쿄의 동쪽, 치바현이라는 곳을 강타했는데…

최대 60m/s에 달하는 강력한 바람을 동반한 이 태풍은 치바현을 엉망으로 만들어 버렸다. 가계 유리창은 전부 깨어지고, 도로도 엉망이 되고, 건물 지붕을 날리는가 하면 송전탑을 넘어뜨려 전력망을 끊어버렸다.

태풍이 지나가고 나서 확인된 바로는 치바현의 수도, 전기, 가스망이 전부 끊어져버렸다.
벌써 이 태풍이 지나고 일주일이 된 것 같은데, 들리는 이야기로는 아직도 송전망을 복구하지 못했고, 이번달 말이 되어야 간신히 복구될 것으로 보인다는 기사들이 올라왔다.
이 와중에 일부에서는 열사병으로 세 명이 쓰러져 다른 현까지 호송되었다고 하고.
….우리보다 잘 사는 이웃나라이고, 평소에도 지진이 많아 재난대비가 철저한 나라로 알고 있었는데 이게 뭔 일인가 싶었다.

황당한 것은 이렇게 큰 재난이 발생했는데도 일본 NHK는 우리나라 법무부 장관 청문회를 동시통역으로 보여주며 재난에 대한 어떤 뉴스도 하지 않았다는 황당한 이야기를 들었다.

뭐가 어떻게 돌아가고 있는 건지… 이해할 수가 없었다.
도쿄에 사는 SNS친구들 말로는 이번 달에 아무 고지 없이 전기와 수도요금을 슬그머니 올려버렸다고 하던데, 재난 복구는 거북이 마냥 하고 있고, 정치인들은 아침부터 저녁까지 우리나라 정부 욕만 하고 있다고 한다. 몇 년 사이에 일본은 이상한 나라가 되어버렸나 보다.
사실.. 이런 모습 못 본 것은 아니다. 우리 박근혜때 비슷했으니 말이다. 배가 빠지고 사람이 죽어도 계속 돈 얘기나 하고 말도 안되는 위문 코스플레나 하며 시간을 때웠지… 당시 조류 인플루엔자가 돌아서 닭과 오리들을 우리나라 인구 만큼 살처분 한 것은 덤이고 말이다. 어떻게 보면 지금 일본이 우리랑 똑같은 상황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태풍이 몰아쳐 40만 가구가 단전, 단수로 신음하고 있어도 아무 뉴스조차 나오지 않고, 복구는 늦어지는 데다가 다른 나라들은 HACCP기준 준수로 이미 아무 문제 없는데 자체 기준을 이용한다고 떠들다가 돼지 콜레라가 창궐해서 살처분에 살처분을 거듭하고 있고 말이다. 진짜… 아베 정권은 일본을 이상한 나라로 만들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누가 전에 그런 말을 했다. 사람들은 공무원 욕을 하며 그 관료적 성격을 비판한다지만, 사실 한국이 이상한 대통령 9년 동안 망하지 않은 것은 그 굳건한 관료시스템 때문이었다고.
일본도… 이렇게 망가져도 아직 버티는 것은 관료제가 버티고 있어서가 아닐까 싶다.

뭐… 중요한 이야기는 아니다. 그냥 옆 나라가 재난으로 힘들어 하니 걱정되어 몇 자 적었다.

조국 사태를 바라보는 내 생각

잠시 네이버에서 ‘조국’을 쳐보자.

9월 6일 : 한달간 쏟아낸 언론의 기사 수가 120만건이다

한달간 쏟아낸 기사가 120만건. 세월호 사건때 24만건, 최순실 사태때는 12만건의 기사를 송고한 언론이 한달간 120만 건의 기사를 쏟아냈다.
그리고 이에 발맞춰 검찰은 조국이라는 사람을 대상으로 50군데의 동시 압수수색을 했고,
청문회 당일에는 대검찰청 특수수사팀이라는 부서의 모든 인력(1,2,3,4과)을 총 동원해서 수사를 진행했다고 한다.
그렇게 어마어마한 규모의 언론 기사와 검찰의 총력전이 있은 후 기소한 내용은 조국 아내의 ‘사문서 위조혐의’. 이게 현재까지 상황의 전부다.

사실 수많은 의혹이 난무했다. 이러한 의혹은 단 세 가지로 정리할 수 있다

  • 조국 아버지의 웅동재단 문제
  • 조국 딸의 부정입학 의혹
  • 조국 아내의 사모펀드

일단 위의 세 가지 문제에 대해서는 이미 9월 6일 진행했던 청문회에서 민주당이 모든 의혹을 확인해 줬고 거의 전부가 가짜뉴스, 단순 의혹기사라는 것을 박주민 의원등이 밝혀 줬다. 웃기는 것은, 조국 본인에 대한 것이 하나도 없다는 것이다.
아무튼 청문회를 듣다 말다 하기는 했지만 내가 내린 결론은 아래와 같다.

  • 웅동재단은 조국 부친이 좋은 뜻에서 시작했는데 IMF와 개인 사업실패, 그리고 운영의 어려움으로 빚더미에 앉았고, 심지어 이 여파로 조국의 동생은 건설회사 부도를 내서 지금도 근근히 먹고 살고 있다.
  • 딸의 부정입학 의혹은 논문에 대해서는 개인적으로 불쾌하지만 저자가 조국 딸을 제1저자로 올리는 것이 충분했다고 주장한다면 아무도 뭐라 할 수 없다. 그건 교신저자의 권한이니까. 그것 외에는 엄마의 치맛바람과 딸의 노력으로 일궈냈다고 밖에 할 말이 없다. 많은 사람들이 이에대해 기분이 나빠졌고 상대적 박탈감을 느꼈지만, 그 시기 그 정도 사회경제적 수준에서는 당연히 하던 스펙쌓기였을 뿐으로 보인다.
  • 조국네 재산은 경영학과 교수인 아내가 정치에만 관심있는 남편은 내비두고 자기 혼자 이리저리 투자를 하고 돈을 굴렸던 것으로 보인다. 물론 큰 돈이 움직일 때는 남편에게 이야기 했겠지만 그런거 잘 모르는 조국은 아마 마음대로 하라고 했을 것 같고, 아내는 사모펀드에 가입을 했는데 알고보니 조국의 5촌 조카라는 놈이 사기꾼이라 제대로 투자도 안되어 돈 날려먹게 생겼다.

세상 물정 잘 모르는 나도 8월 초에는 이게 무슨 그지같은 소리냐 하며 분노의 글들을 쓰곤 했다. 하지만 가짜 뉴스보다 천천히 올라오는 사실관계 확인 기사들을 보며 조금씩 의심을 하기 시작했고 이 사건의 전체적인 그림에 대해 곰곰히 생각하게 되었다.

  • 왜 언론은 1명의 사람에 대해 지금까지 어떤 사건보다도 많은 기사를 미친듯이 쏟아 냈을까?
  • 왜 검찰은 한 명의 사람에 대해 50군데의 동시 압수수색을 했을까?
  • 거의 광적인 수준의 언론 공격과 검찰 수사 이후에 어째서 후보자 아내의 사문서 위조혐의 하나를 기소했을까? 그것도 조사도 없이.
    (문제는 이 건도 네티즌들이 말도 안됨을 이미 증명해 버렸다)

내가 내린 결론은 이것이다. “검찰은 사법개혁을 싫어하고 있다.”
애초에 후보자로 선임되었을 때 단시간에 그렇게 많은 기사를 쏟아내기 위해선 충분한 사전 조사가 있어야 할텐데 기사를 써야 실적이 올라가는 기자들이 기사도 송고하지 않고 가만히 있었을리도 만무하고, 누군가 뒤에서 미리 조사한 결과를 제공해 주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50군데 압수수사. 이건 인권침해라고 본다. 지금까지 검찰이 50군데 동시 압수수색이라는 미친 짓을 한 적이 있었던가? 삼성 바이오로직스 수사나 버닝썬 수사, 그리고 세월호 수사때 그렇게 많은 검찰 인력을 동원한 적이 있었나? 단 한번도 없었다. 거기다 50군데라는 말에 초점을 두고 본다면, 이건 “내가 저 사람의 모든 것을 한번 털어보겠다”는 심보로 밖에 보이지 않았다. 정확한 목표도 없이 어떤 사람의 인생 전체를 다 털어버리겠다는 심보 말이다.
그렇게 생 난리를 치고 결국 한다는 것이 청문회 내내 자유당 의원들을 통해 수사자료 유출이나 하고 기자들에게 엠바고 걸어 후보자의 아내를 사문서 위조 혐의를 기소하는 것. 그것도 자유당 사람들에게 미리 말해줬는지 11시 즈음해서 계속 자유당 의원들은 ‘아내가 기소되면 사퇴할 거냐’고 끝임없이 질문을 했다. 청문회가 아니라 가족을 인질로 사퇴하라고 사람을 고문하는 고문회라는 말이 더 어울릴 것 같았다.

난 조국을 좋아하지 않는다.
지금까지 그 사람이 어떤 인생을 살았는지 알아본 적도 없고 알고 싶지도 않다. 그저 내가 하나 아는 것은 그 사람 딸의 논문이 개인적인 입장에서 매우 맘에 들지 않는다는 것 정도다. 아무것도 모르는 고등학생이 전문 병리학회지의 제1저자로 논문을 냈다고? 웃기고 있네.
하지만, 지금까지 기자들이 보인 행태나 검찰의 수사를 보며 한 가지는 알게 되었다.
“아 쟤네들은 조국이 너무 무섭고 싫고, 사법개혁 한다고 하니까 어떻게든지 떨어뜨리려고 난리를 치는구나”
이게 내가 현 상황을 보고 있는 입장이다.

우리나라의 검찰은 막강한 권력을 가지고 있다. 수사권, 기소권, 수사종결권, 기소종결권.
이 말을 간단히 설명하면, 누군가를 임의로 수사도 할 수 있고 기소도 할 수 있으며, 자기들이 봤을때 아니다 싶으면 수사도 끝낼 수 있고, 기소도 안 할 수 있다는 말이다. 누군가를 수사하고 기소하고, 필요하면 그 일을 임의로 끝낼 수 있는 모든 권한을 대한민국에서 검찰만 유일하게 가지고 있다. 대한민국 검찰의 힘은 이 막강한 권력에서 나온다.
절대 권력은 반드시 부패하게 되어 있다라고 존 달버그 액턴이라는 사람이 말했다.
그리고 검찰은 절대 권력을 가지고 있다. 누군가를 수사하고 기소할 수도 있으면서 자기들이 판단해 놓아주고 싶으면 수사도 종료시키고 기소도 하지 않을 권한이 있는 것이다.
누군가 검찰에게 밑보이면 죄가 없어도 수사를 당할 수 있고, 검찰에게 잘 보이면 죄가 있어도 기소당하지 않을 수 있다는 말이다. 이게 말이 되는 것일까?

정부의 권력이 한 곳에 집중되는 것을 막기 위해 우리나라는 삼권분립을 하고 있다.
잘못 판단할 가능성을 제거하기 위해 사법부는 3심제를 채택하고 있으며, 국회 역시 법사위원회라는 곳이 존재한다. 그런데… 검찰은 그렇지가 않다. 전통적으로 상명하복의 문화를 가지고 있으면서 검찰총장이 수사를 총 지휘하고 있다. 그리고 그 검찰에는 용의자를 수사하고 기소하는 모든 권리가 주어져 있다. 한국에 존재하지 않는 절대권력. 그게 검찰의 민낮이라고 생각한다.

다시 말하지만 조국이 그리 맘에들지 않는다. 그냥 싫다.
하지만 이제는 적이 누군지 알고 있고, 조국이라는 사람이 그 적을 제거하겠다고 말하고 있다. 검찰 권력을 분산시켜 지금과 같은 독주를 멈추겠다고 하고 있다.
그래서 조국을 지지한다. 맘에 들지는 않지만, 이제와서 다른 사람을 구하기도 어려운데다 검찰개혁의 아이콘이 되어버렸다. 다른 방법이 없다. 그래서 조국을 지지한다.
지지하고, 민주주의 국가 유일의 절대권력을 해체해주길 바란다.
이게, 내가 조국에게 바라는 유일한 것이다.

날씨도 안좋은데 당직이네

오늘이 9월 6일 이니까 아직 한국까지 오지는 않았다…고 말하면 거짓말이겠지.
벌써 태품의 한쪽 날개에 닿아 있어서 이렇게 비가 오고 천둥치고 난리라고 한다.
거의 한반도 만한 태풍이라 태퐁의 날개가 한반도 까지 미치는 거다.
당장 어제 제주도 사는 사람들의 글을 보니 강한 비바람에 난리라고 했다.
예전에 대학생때 메미라는 거대한 태풍을 맞아 본 입장으로선 솔직히 좀 겁난다.
그때.. 오토바이 타고 집에 돌아가다 내 팔뚝만한 나뭇가지에 머리를 맞고 나뒹굴어 본 경험이 있어서 그런 것 같다. 물론 화이바를 쓰고 있어서 외상은 없었지만 충격이 컸다. 수십킬로그램 짜리 나뭇가지가 부웅~ 날아와 펑! 하고 때리니까 정신이 아득해 지더라.
이런 날 일수록 집에서 문단속 잘 하고 다른 문제 없는지 확인해야 하는데, 오늘 부터 내일 아침까지 당직이라는. 솔직히 걱정이다. 창틀에 달려 있는 창문형 필터도 제거해야 하고, 태양광 패널도 잘 달려 있는지 확인해야 하는데 아무것도 못하고 출근했으니 말이다. 모쪼록 나의 블로그 친구분들은 문단속 잘 하고 집에 가만히 계시길 빈다.
절대 태풍 치는 날 나가지 말길. 날아오는 철판에 죽을 수 있다.

요즘 SNS나 언론이나 전부 Mother Nation(조 국) 이야기로 난리다. 듣기로는 전국의 언론사들이 짧은 기간동안 60만건이 넘는 기사를 송출했다고 하고, 사람들도 모이면 옳다 그르다로 난리인 것 같다. 뭐, 나 역시 이 문제에 대해선 나름의 의견을 가지고는 있지만 그래도 결국에는 대통령이 임명하는 것이고, 의심되는 사안에 대해서는 검찰이 죽을듯이 뒤지고 있으니 어떻게든 결과가 나오겠지. 지금 굳이 조 국이 옳다 그르다를 내가 말 할 필요는 없어 보인다.

조국이라는 사람에 대한 것은 필요없고, 이 사람이 계속 주장하던 ‘공수처’라는 것에 대해 방송에서 들은 적이 있다. 이 공수처라는 것의 모델이 된 것이 홍콩의 염정공서(ICAC)라는 기관이라는 이야기였다. 염정공서는 홍콩의 반부패기구인데, 독립 수사권을 가지고 있으며, 영장없이 사람을 48시간 동안 구금할 수 있는 권한도 있다고 한다. 또 강력한 수사권한을 가지고 있어서 염정공서가 요구하는 경우 금융권은 무조건 관련자료를 제공해야 하며 홍콩 행정장관 직속으로 되어 있어서 다른 부서의 영향도 적게 받는다고 한다. 특징적인 것은 어떤 건에 대해 수사를 종결하기 위해서는 12명으로 구성된 수사종결 위원회의 허락을 받아야 하는데, 허락을 받기가 매우 어려워서 한번 털기 시작하면 영혼까지 탈탈 털어낼 수 밖에 없다고 한다. 물론 너무 강력한 권한이 있기 때문에 기소권은 가지고 있지 않지만 이 기구를 통해 홍콩은 부패를 척결할 수 있었다고 한다.

물론 이 기관이 홍콩 식민지 시대 초기부터 있었던 것은 아니라고 한다. 생기게 된 배경은, 당시 홍콩에 거주하고 있던 중국인들과, 지배자 계층인 영국인들의 부패가 너무 심해서 집에서 화재가 나도 소방관들에게 뒷 돈을 찔러줄 수 없으면 불을 꺼주지 않을 정도였기 때문이라고 했다. 경찰은 말 할 것도 없고 말이다. 이렇게 부패가 극에 달한 60-70년대, 한 경찰서장이 수백만 홍콩달러를 뇌물로 받다가 걸린 사건이 있었는데, 수사도 제대로 안받고 경찰서장은 영국으로 도망가는 사건이 발생했다. 홍콩 시민들은 분노했고 거리로 나와 격렬한 시위를 벌이기 시작했는데, 이 시위가 점점 더 격해져서 영국정부 자체가 홍콩통치에 위기의식을 느끼고 만들게 된 부서가 염정공서라는 말이었다. 아무튼 이 사건을 계기로 신설된 ICAC는 격렬한 저항을 딛고 수많은 사람들을 기소하는데 성공해서 현재의 홍콩이 되었다고 했다.

다른 것은 잘 모르지만 한국에도 이런 부처가 생기면 좋겠다는 생각은 들었다.
한국은 사람들이 알다시피 검찰이 막대한 권력을 갖고 있는 나라이고, 검찰에게는 수사권, 수사종결권과 같은 모든 권한이 다 집중되어 있다.
여기서 문제가 되는 것은 수사종결권인데, 다른 말로 하면 ‘불법이 있었다고 해도 자의적 판단에 의해 검찰이 수사를 임의로 종결할 수 있는 권리’를 말한다. 다시말해 검찰에게 잘 보이면 범법을 저질러도 기소당하지 않고 끝날 수 있다는 말이다. 누군가를 수사할 수 있는 권한도 있는데 누군가를 봐 줄 권한도 있다는 말. 이게 한국의 검찰이다.
개인적으로 한국의 검찰은 지금까지 수많은 악행을 저질러 왔고 생각한다. 정치검찰로서 정권에 적이 되는 사람을 가혹하게 털어내기도 했고, 공안검찰로서 민주화를 요구하는 시민들을 잔인하게 고문한 전력도 있다. 그리고 수많은 재벌 봐주기로 사람들에게 많은 비난을 받기도 했다. 검찰은 언제나 검찰편이었고 검찰에 저항하는 사람에게는 가혹한 수사와 기소를, 검찰에 순응하는 사람에게는 봐주기식 수사를 진행했다.
이런 검찰의 행태에 사람들은 진절머리가 난 것이고, 그래서 힘을 받은 것이 바로 ‘공수처의 설치’라는 생각이 들었다.
결국, 지금의 이 난리가 발생한 가장 큰 원인은 조국 개인의 비위때문이 아니라 개혁 당하기 싫은 검찰이 어떻게든 개혁을 피하고자 발버둥치고 있는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조국의 비위를 어떻게든지 찾아내려고 하는 검찰의 가장 큰 속마음은 이것이 아닌가 싶다.

절대 권력은 반드시 부패한다는 옛말이 있다. 그리고 검찰이야 말로 이 말에 딱 맞는 기관이 아닌가 생각한다.
조국의 임명과는 관계없이, 검찰은 꼭 개혁되어야 할 존재로 보인다.